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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쏨바디 Jul 02. 2021

#3 여기 산소를 사고싶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 산소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네 , 그  산소 맞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데 필요한 산소. 영어로는 Oxygen이라고 합니다.

궁금해하실까 봐 산소도 살 수 있을까요? 에 대한  답을 먼저 하자면

네,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어쩌다가 산소를 살 수 있는지 검색하게 되었을까. 조금은 특이한 검색어라고 할 수 있겠다. 호기심이 생겨서 검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산소'를 정말 실제로 구입하기 위해 검색하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그렇다 그게 나였다. 나는 산소를 정말로 구입하고 싶어서 산소를 쇼핑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배경에는 내가 진단받은 '갑상선 항진증 (그레이브스병)'이  있다.


-내가 메티마졸 (갑상선 항진증 약)을 처음으로 먹기 시작했을 때 :  2020년 5월 9일 

-처음으로 호흡곤란이 심하게 왔을 때:  2020년 7월 9일  (달력에 기록해 두었다 ) 


갑상선 항진증 약을 복용한 지 2개월 차 즈음되었을 때의 어느 날 저녁 발생한 일이다. 

언덕도 전혀 없는 공원 1바퀴를 30분 동안 정확히는 걸으면서 돌고 왔는데 숨이 너무 찼다.

집에 가만히만 앉아 있는데 호흡이 힘들어서 금붕어 뻐끔뻐끔하듯이 기진맥진했다.

'내 체력이 이 정도였나?!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사람들은 숨을 쉬는 걸 의식하면서 쉬지는 않는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하지만 그때의 나는 숨이 잘 안 쉬어지니 '의식적으로' 숨을 쉬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분명 약을 먹음으로써 수치가 어느 정도가 좋아지고 있는데

그 와중에 뒤늦게 발생하는 증상이란 건 아이러니하다.

나에게 갑상선이란, 그냥 예측 불가능함이다 (물론 어느 정도 징조는 있지만 말이다 )


사실 나는 이 '호흡곤란'을 직접 겪기 이전까지 갑상선 기능 이상의 주요 증상들 중 하나인지 알지 못했다. 왜냐면 아래와 같이 갑상선 항진증의 증상들은 이미 너무 많기 때문이다.  초록창 갑상선 카페에서 검색해보고 나서야 나와 비슷하게 호흡곤란을 호소하시는 갑상선 항진증 환자분들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갑상선 항진증은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빨리 걸을 경우 숨이 찹니다. 

간혹 부정맥이 발생하여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출처 : 강동 서울외과



숨쉬기가 어렵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 떠오른 1가지 생각. 

'산소가 필요해! 근데 산소도 살 수 있나...?'


산소 검색을 하면서도 조금 어이없음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살다 보니 참 웃긴 일도 있다, 내가 산소를 구입하려 하다니. 하지만 그때는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내가 덜 힘들 수 있다면야. 하지만 , 후기를 보니 생각보다 역하다는 리뷰가 너무 많아서 일단 증상을 좀 더 지켜보자 하고 구입하는 것을 보류했다. 다행히도 이 호흡곤란 증상은 수치가 조금 안정됨과 동시에 사라졌다.  


내친김에  몇 개 더 검색하다 보니 인도에서는 이미 '산소 카페'도 있었다.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인도 수도 뉴델리 시내 대형 쇼핑몰에서 정화된 산소를 유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그곳에서는 고객들이 약 299루피(약 4,900원)를 내면 15분간 신선한 산소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어릴 때 본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올만한 장소 같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해지는 사람들의 니즈, 이런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것도 가끔은 재미있다. 아무튼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에게는. 나이가 들면서 본의 아니게 이것저것 아는 게 많아진다. 


다음 글에서는 

'커피(카페인)와 갑상선 항진증 심박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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