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이번생은 망했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기분관리라는데 도무지 감정기복이 심할 때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롤러코스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 같았다.
아침엔 쏟아지는 햇빛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벅차올라 감사했다가, 조금만 내가 불편한 상황이나 일들이 생기면 금세 질퍽이는 늪에 빠진 것처럼 불안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소심한 내향형인 나는 인간관계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게 느껴진다. 첫 만남의 어색함, 그 어색함을 헤쳐나가기 위해 나도 모르게 내뱉아지는 바보 같은 말과 행동들. 그렇게 에너지를 쓰고 집에 돌아오면 방전된 전자기기처럼 텅 빈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했다. 바보 같은 나의 모습을 후회하며 자책했다. 그렇게 감정의 파고를 넘나들며 감정소비를 해댔다. 공감이라는 명분아래 타인에게는 후하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는 박하게 대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 자신에게 함부로 대했다. 그 뒤에 따라오는 감정은 미안함과 자책감, 후회뿐이었다.
감정의 주인은 엄연히 나인데 내가 이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게 억울하기도 분하기도 했다. 도무지 어디서부터 잘 못된 건지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지 모른 채 답답함을 안고 스스로에게 선언했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
알고 싶었다. 인간관계속에서 유연하면서도 단단하게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기분을 관리하는 것인지.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희로애락 속에서 어떻게 나를 잃지 않고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인지.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는 속담처럼 나는 현실 속 눈앞에 놓인 이 고민들을 해결하고 싶어 목말라했다. 그리고 그 목마름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조금씩 해소해 나갔다.
아마도 나는 죽는 순간까지 감정의 파도 속에서 헤엄칠 것이다. 그것이 살아있음을 반증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에. 그렇다면 그 파도 속에서 헤엄치는 방법을 배우겠노라 결심했다.
나와 함께 헤엄칠 사람,
푸쳐 핸즈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