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by 유영훈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는데 그게 오늘이다.

어떤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고 겹쳐야 이런 날이 되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직장에서의 일을 하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찾기 힘들다.


화도 나지 않을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행동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싶다.


왜 나는 그 작은 한 명의 한 마디 말과 다른 한 아이의 철없는 행동 하나에

이토록 큰 절망을 받아야 하는가.


재미가 없다.


저녁까지 불이 켜져 있는 교실을 본 다른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창문으로 와줄 수 있냐는 말에

지금 교실이 아니라는 거짓말을 했다.


직업일뿐이다.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일 뿐인 이 일에.

나는 왜 불 켜진 교실에 홀로 덩그러니 있는 것도 모자라

왜 오전 9시 45분, 교실 속 작은 모니터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2년을 가르친 아이의 작은 말 한마디에서

다름이라 믿었던 나의 행동이

틀림이라는 것을 알았고,


틀림을 인정하는 것은 참 외롭다.


잘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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