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에너지의 반만 사용하는 글쓰기
이번 글쓰기 도전의 목표는 부족한 글을 쓰는 것이다. 매일 쓸 수 있는 에너지의 50%만 사용해서 글을 적고 있다. 열심히 쓰지 말자는 다짐을 되새기는 이유는 나의 강박 때문이다. 무엇이든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작하지 못한다. 그 결과,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일을 미루는 사람이 되었다.
작년 3월에도 한 달 글쓰기에 참여했다. 단순히 30일 동안 글을 쓰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나도 모르게 욕심을 냈다. 글이 내 마음에 들 때까지 몇 시간씩 썼다. 당연히 금방 지쳐버렸다. 잘 써야 한다는 마음은 동기부여가 아니라 짐이 되었다. 중반부터 마감 시간에 벼락치기로 글을 써서 올렸다. 30분 만에 써서 그렇다고 핑계라도 대고 싶었던 걸까.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한 달을 채웠지만 마음 한 켠이 찝찝했다.
수많은 시간을 죄책감 속에 살았다. '더 열심히 살아야지. 이게 네 백 퍼센트가 맞아?' 나를 괴롭히는 건 누구보다 나 자신이었다. 자는 시간과 늘어져 있는 시간을 줄여봐도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보다 생산성 높은 삶을 살면 행복해질까? 때때로 내 기준의 완벽을 해내도 성취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다시 부담감에 짓눌려 살았다. 더는 나를 채찍질하고 싶지 않아졌다. 내가 원하는 건 편한 마음과 여유다. 편해지려고 열심히 살았는데 왜 점점 더 불안해지는 걸까.
해답은 더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부족한 나를 받아들이는 거다. 이 글을 쓰면서 하나만 생각하고 있다. 적당히, 아니 조금 대충 쓰자. 그렇게 생각하니 편하다. 이전에는 완벽히 마음에 드는 글만 올렸지만 지금은 다 올린다. 나의 최선이 아니라 최하와 평균을 모두 보여주기로 했다. 그 모습이 전부 나라는 걸 인정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