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이 일기
작업집에는 에어컨이 없는데 엄마도 옆집 아주머니도 더운데 어떻게 지내냐며 걱정하신다.
"에어컨 넣어~ 요즘에는 실외기가 필요 없는 창문형 에어컨도 있어~알아봐." 네- 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1년이 되지 않았고 여기서 계속 살지 아닐지 아직은 확신이 없어서 짐을 늘리고 싶지 않다. 작업실을 구해 나온 거지만 더위가 오기 전에도 작업의 효율을 위해 도서관, 카페, 스터디 카페 등을 다녔다. 부엌에 4인용 판을 펴고 앉아 단호박을 삶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선풍기에 내 등을 마낀채 오늘의 행복을 더듬어 본다. 아~행복해하고 소리 내서 말한 적도 속으로 혼잣말한 적도 없는 하루다. A를 하고 B를 하면 좀 쉬었다가 C를 하자 이런 생각만 한 것 같은데..
밥 잘 먹고 보통으로 일하고 잘 쉬었다면 행복이라 정의하고 생각해 보자.
나는 오늘 시원하고 부드럽고 좀 짠 콩국수를 가족과 함께 먹고 일을 미루지 않고 조금 해냈고 도서관과 꽃 가게도 갈 여유가 있는 날이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