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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발이 Oct 09. 2022

옆집사람

302호


<302호>

옆집 아줌마가 묻는다. "어디 갔다 오니?"

"운동이요." "어디로 가는데?"

"산에도 가고 충렬사도 가요."

"나는 학교 걸어. 다음에 같이 가~"


아.. 네.. 미지근한 대답을 했다. 같이 걸을 정도로 우리 안 친하잖아요. 울 엄마랑도 자주 못 걷는데. 그랬다. 이때만 해도 <옆집사람>이란 한컷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은 몰랐다. 무관심했고 무신경했다. 아줌마도 인사차 하신 말씀일 수도 있다. 근데 먼저 건넨 그 말로 지금은 대화를 하는 사이가 됐다. 옆집에 살고 있었지만 몰랐던 옆집사람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천천히 알아가고 있다.


아빠보다 4살 많으며 나보다 운동량이 더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짙은 아이라인이 매력적인  유자(가명)씨 302호에 산다.



옆집사람 5.

요즘은 각자 걷는다.








옆집사람 6.

걷기 싫을 때








옆집사람 7.

자주 지금을 살자고 생각한다.

자신은 있다가없고 없다가도 있고 계속 변하더라.

엄마는 나보다 친구랑 다니시는 걸 좋아하셔서

나는 주로 혼자 걷고, 옆집 사람과 걸으며 나를

떠올리고 부모님을 그린다. 지금을 살자.








옆집사람 8.

비 오면 우산 쓰고 걷고,

해 오면 모자 쓰고 걷고,

바람 불면 어떻게 걷지.









옆집사람 9. 정보공유

걷다 보면 금목서 향이 솔솔 풍긴다.

코로나 전에는 개방했다는데 언제쯤 그런 날이 올까.






옆집사람 10.

걷고 오면 뻗는다.

비 오는 날 산은 조금 무섭고 촉촉하고 포근했다.

걷기 후 발을 자주 보는데 발가락이 손가락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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