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조카 그리고 나, 셋이서 데이트를 했다. 비가 오는 날 같이 식사를 하고, 그림책 책방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정신이 없는 일상 사이에 나를 대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았다. 전에 언니의 부탁으로 짧은 시간 조카 돌보미를 한 적이 있다. 붉으락푸르락 거리는 마음이 위로 타올랐었다. 엄청나게 도움을 준 것도 아닌데 시간이 자유로운 일을 한다고 불려 다니는 순간, 불편했다. 거절하면 해놓고 또 불편해하는 나의 성격을 알아서 되도록 가려고 한다. 깊은 우물에서 우러러 나오는 그런 마음은 아니었다. 간당거리는 물에서 겨우 한 사발 떠올리는 모자란 마음이었다. 내 몫을 잘 해내야 주변을 볼 수 있다는 걸 안다.
애쓰다가 마음 놓아버리고 모른체했다가 다시 잘 달래서 데리고 간다. 이런 나를.
언니에게 받은 고마운 마음을 동생에게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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