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 맨발이 산책길
맨발이의 드로잉
1.
엄마가 수술을 한 지 일 년이 되었다. 확인차 검사를 해야 된다고 한다. 하.. 수술실 앞에 앉아 느꼈던 감정이 다시 떠오른다. 내가 이랬으면 당사자인 엄마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의사 선생님이 설명하는 내용들은 또 얼마나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었던지. 그걸 잊은 채 일 년이 흘렀다니 신기하구나. 내가 한 거라고는 짜증을 내며 엄마한테 식단을 챙기라며 브로콜리 슬쩍, 상추 슬쩍 가져다 드린 것뿐이다.
어떻게 하면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와 함께 동반되는 건강 챙기기. 걱정스러울 때 미리 걱정하지 않는 방법은 지금 여기 현재에 머무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2.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휴대폰 소액결제로 책상에 쌓인 책산 정도는 만든 듯.
쉽고 편한 건 다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3.
현미, 야채, 과일, 통곡물, 김 위주의 식사.
현미: 불려서 해 먹는다.
야채: 깻잎, 상추, 배추,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당근, 토마토, 버섯, 샐러리, 시금치 많다 많아 ^^
과일: 딸기, 사과(밥 먹듯 먹음), 귤, 금귤, 오렌지, 바나나, 배, 감 등
김 : 해초류는 꼬시래기 먹어 봄, 미역, 다시마.
대추, 단호박과 고구마도 많이 먹는다.
가끔 초코 도넛과 쓰고 고소한 커피가 먹고 싶다. 건강해져서 과체중에서 벗어나면 선물로 먹어야지 싶다.
아니, 그때는 초코빵이 안 당기면 더 좋겠다.
4.
먹을수록 생각한다. 직접 키워서 먹으면 좋겠다고. 어릴 적 할머니 댁에는 집 앞에 바로 텃밭이 있었다.
토마토와 오이, 호박이 자랐다. 그걸 바로 따서 먹었다. 오이는 새초롬한 오이와 늙은 오이가 있었고,
토마토도 어디서 구해오셨는지 노란 방울토마토도 키우셨다. 겨울에는 무를 흙 아래 묻어놓고 꺼내서 먹었다. 물론 자연스럽게 눈앞에 펼쳐진 거라 텃밭보다는 청개구리에 관심이 있었고 곶감을 좋아했다.
자연스럽다는 건 할머니의 노동이 포함되어 있었고 자연의 바람과 빗물, 태양, 나비, 벌, 나방 등등이 함께였다. 나도 자연의 일부라면 자연의 흐름을 타는 것이 맞겠지. 할머니가 보고 싶다. 몇 년 전 할머니를 그리며 아빠와 대화를 하셨던 아빠의 외숙모께서도 요양병원으로 가셨다. 엄마 아빠는 아빠 외숙모와 영상통화를 하며 웃으며 슬픈 목소리를 내셨다. 나는 영상 통화하는 장면을 캡처해드렸다. 텃밭 이야기하다 멀리 와버렸군.
5.
아침에 먹은 식사가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점심은 따뜻한 거 위주로 익혀 먹어야지 했다.
볼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니 귀. 찮. 다. 냉장고에 각종 야채를 꺼내고 간단하게 차린다.
고구마를 많이 먹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생야채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속이 편해졌다.
식단을 하기 전에는 주로 앉아 있었다. 카페에 가서 앉아 있고, 도서관에 가서 작업하며 앉아 있고
집에 오면 누웠지. ㅋㅋㅋ 만보 걷기를 하고 좀 나아졌고, 소식 다동은 현재도 힘들다.
배고플 때 먹는 샐러리는 짠맛이 났고, 고구마는 많이 달았다. 입이 달라지는 건지 위장의 미생물이
달라지는 건지 모르겠다. 당근도 달다. 생당근을 과자 대신 먹었는데 맛있었다.
약 8년 전에 현미 채식을 3개월 동안 한 적이 있다. 그때는 대체식품을 그렇게 찾아봤었다.
피자 대신 비건 피자, 과자도 비건 과자,, 지금은 정제되지 않은 자연물 위주로 찾아본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구나. 오래 지속하고 싶어서 식단일기를 쓰고, 식단일기를 쓰는 블로그를
찾아본다. 지금 그리는 이 그림은 어디로 나를 데려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