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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헌 Jul 04. 2016

2016 상반기를 돌이켜보면서

연초에 세웠던 상반기 목표들에 대한 반성, 그리고 이런저런 회고


2016년을 맞이하여 더 체계적으로 계획하는 삶을 살기 위해, 상반기 목표를 수립하고 계획을 짜서 실천하겠노라고 선언했었다. 중간중간 적어둔 목표 글을 열어보고 되새김질한 적도 여러 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낸 부분들이 생각보다 적어서 부끄럽다. 어쨌거나 2016 상반기 목표들에 대한 반성 / 하반기 목표 설정에 반영할 교훈들 / 그 외 - 이런저런 상반기 회고, 이렇게 세 파트로 지난 반년을 짧게 정리해보려 한다.






1. 2016 상반기 목표들에 대한 반성


1) 취업에 성공하자

세워두었던 기준들을 두루 잘 충족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으니 일단 성공.


2) 언어를 공부하자

어학 점수 : 3월 이전에 토익 950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결국 940점에서 멈춰버린 점수. 별도로 학원을 다니거나 교재를 구매하지 않고, 전날 간단하게 어휘만 보고 시험을 반복해서 치면 점수가 오를 거라고 안일하게 믿었던 탓이다. 실패.

영어 회화 : 1,2월에 학교 국제어학원에서 1:3 영어 회화 고급반을 수강하였다. 원어민 선생님과의 반 편성 인터뷰를 통해 고급반에 들어갔고, 편성 인터뷰 피드백과 코스 종료 후 피드백 모두에서 꽤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어 인터뷰에 자신 있게 임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영어 인터뷰를 볼 기회가 없어, 검증이 불가능해져버린 목표.


3) 운동을 하고 건강을 유지하자

수영 : 꾸준히 아침 수영에 나가서 접영을 배우자는 목표를 세웠었다. 접영을 잘 배웠으니 일단 성공.

러닝 : 변명의 여지가 없다. 10km/50분 미만 기록을 만들고 유지하자는 목표는 완벽하게 실패.

체중 관리 : 열심히 했던 수영의 여파인지 이후 취업 준비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1월 1일 재었던 체중에서 최대 7-8kg이 빠졌었다.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 다시 2kg가 찌긴 했다. 그리고 여전히 표준 체중에 도달하려면 아직 한 5kg을 더 빼야 한다(원래 얼마나 돼지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결론부터 정리하면 실패. 다만 살이 빠지면서 이래저래 외모 칭찬도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늘었고(호호) 날씬해짐+몸이 가벼워짐을 느끼면서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선순환 트랙에 올라선 느낌. 꾸준히 관리하겠다!


4) 그 외 꾸준히 지키고 싶은 것들

문화생활 : 상반기 총 13권의 책을 읽었다. 8권의 책에 대해 짧게라도 감상과 리뷰를 남겼다. 부족한 글을 예쁘게 봐주셔서, 비록 잠깐이지만 다른 곳에 글을 기고(?)하는 경험도 해보았다. 영화는 5편을 보았고, 3편에 대해 짧게나마 리뷰를 남겼다. 애매하게 적어두었던 구석이 있긴 하지만 감상한 모든 책과 영화에 대해 짤막하게라도 코멘트를 달겠다는 게 원래 의도한 바였으니, 목표 달성은 실패. 하반기에는 더 많이 읽고 보고 + 더 높은 비율로 리뷰를 남기겠다.

글쓰기 : 월 2회 글쓰기 소모임을 유지하며, 꾸준히 글을 쓰기로 했다. 글쓰기 소모임은 1번을 빼고 꼬박꼬박 월 2회 모이고 있으며 함께 나누는 스펙트럼 넓은 대화는 매우 만족스럽다. 최근에 조금 텐션이 떨어진 느낌이 있는데, 여러모로 재정비가 필요하긴 한 시점. 또한 꾸준히 글을 써내었다. 세어보니 브런치에만 총 16개의 글을 남겼다. 한 달에 2번 꼴로 중간 이상 길이의 글을 펴낸 셈. 성공.

절주 : 과음 폭음을 한 적이 없었다. 성공이라고 자평.




2. 하반기 목표 설정에 반영할 교훈들 


'A라는 상황이 왔을 때 B를 해내자'는 모호한 목표를 적었던 게 가장 아쉽다. 1) A라는 상황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이 항목의 우선순위가 확 떨어졌으며 2) 심지어는 B를 못 해낼 바에야 A라는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기까지 했다. 3) 그렇게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갑자기 A라는 상황이 올 확률이 높아졌을 때, 결국 우왕좌왕하며 벼락치기를 하게 된다.


'부족한 문법과 어휘를 보충해, 영어 인터뷰를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자'는 목표가 딱 그랬다. 영어 인터뷰를 볼지 안 볼지 아직 모르니까! 하며 마냥 영어 공부를 미루게 되었다. 그러다 외국계 기업의 영어 인터뷰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 들이닥치자, 미친 듯이 벼락치기를 해가며 동시에 제발 좋은(?) 인터뷰어를 만나 영어 인터뷰 안 보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다행히 영어 인터뷰 없이 첫 번째 라운드를 통과했고 그다음 라운드 인터뷰를 보기 전에 원하던 기업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아 프로세스를 멈추긴 했지만, 애초에 이런 위태로운 마음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 나더러 연초로 돌아가 다시 목표를 수정해보라면, 크고 모호한 문장 대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작고 명확한 투두 여러 개를 적어둘 테다. 예를 들면 '매주 새 어휘 n개 이상을 암기하자' 수준으로!


독서 및 영화 감상 시 짧게라도 리뷰를 남기자, 꾸준히 글을 쓰자 같은 목표는 사실 별생각 없이 가볍게 추가했었던 항목이긴 하다만, 결산하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니 성공과 실패의 정의를 명확하게 적어둘 필요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감상한 작품의 최소 몇% 이상에 대해+최소 n자 이상의 리뷰를 남길 것!' 이라던지, '꾸준히 글을 쓰자' 대신 '월 n회, 최소 n자 이상의 글을 생산하자' 등, 언제 누가 봐도 진행률이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겠다. (와중에 연초 목표를 여기저기 선공유하며 받은 피드백을 찾아보니, '글자 수로 목표를 세우는 게 더 달성하기 쉽다'는 피드백을 주신 분이 있었다 흑. 나는 받아놓고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였구나!)


정리하면 측정 가능한 지표들로 설정된 더 명확한 목표를 만들어보자! 정도일까. 하반기 목표 설정에는 위 부분들을 잘 반영해서 연말에 돌이켜볼 때 아 목표를 왜 이렇게 세웠었지 하며 후회하는 일은 줄여봐야지. 그리고 실행도 잘 해서 빨간 실패 딱지를 덜 붙여야겠습니다.




3. 그 외 - 이런저런 상반기 회고 


금전적+정신적으로 의지가 되었던 소일거리 중 하나는 #트레바리 였다. 1월부터 4월까지 트레바리에서 알바를 하면서 조금이나마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또한 프린터를 설치하고 책상을 조립하는 일부터 홍보물을 제작하고 홈페이지 기획서를 써보는 일까지 옆에서 거들며, 빠르게 성장하는 트레바리를 지켜볼 수 있었던 즐거운 경험이기도 했다. 그 와중에 취준생 신분이라는 게 소문나면서(?) 여러모로 격려와 동정과 응원을 많이 받았다 헤헷. 알바로써 해온 일들뿐 아니라 원래 속해있던 독서모임 트레바리 34에서의 독서와 토론도 늘 그렇듯 즐거웠다. 올해 상반기 함께 읽은 책은 <성장의 한계>, <아파트 게임>, <낡고 오래된 것들의 세계사>, <페미니즘의 도전>. (여기에 더하여 트레바리 34에서는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와 <그리스인 조르바>도 함께 읽었지만, 나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상반기의 키워드 중 하나가 #연애 였겠다. 상대방이 지닌 - 내가 가지지 못한 멋진 면모들을 보며 정말 많이 배우고 본받고 있다. 그리고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불끈불끈 드는 요즘이다.


결론적으로 #취업준비 는 총 9개 기업에 지원, 4 탈락 (2 서류 탈락, 1 인적성시험 탈락, 1 최종면접 탈락) 4 중도포기 (1 인적성 미응시, 3 면접 포기) 1 최종 합격이라는 결과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취업준비와 관련한 이야기는 별도의 글로 써봐야지, 하며 늘 벼르고 있긴 하다. 아무튼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참 피폐해질 뻔 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그 과정에서 의지가 되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식상하지만 그래도 쓸만한 짤방을 투척하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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