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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헌 Dec 30. 2016

2016년 하반기를 돌이켜보면서

2016년 하반기 목표들에 대한 반성, 그리고 이런저런 회고


부끄럽게도 본격적으로 신년 계획을 세워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부득이 취업이라는 큰 태스크를 앞두고 있었던 관계로 상하반기를 나누어서 계획을 세워보았었고, 하반기의 계획은 위의 링크와 같았다. 하반기의 시작과 함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얼추 석달간의 연수 이후에야 부랴부랴 4개월치 계획을 세웠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큼직큼직한 투두들은 다 마무리지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를 요약하면 대실패 정도 되겠다. 지난 2016년 상반기 마무리와 마찬가지로, 1) 하반기 목표들에 대한 반성 / 2) 2017년 목표 설정과 운영에 반영하면 좋을 교훈들 / 3) 그 외 이런저런 하반기 & 2016년 회고로 정리해보련다.





1. 2016년 하반기 목표에 대한 반성


1) 운동을 하고 건강을 챙기자

체중 관리 : 연말까지 64kg으로 체중을 줄이자 실패

: 신입사원 연수때 부쩍 불어난 체중을 다시 줄이고자 설정했던 목표. 그러나 결론적으로 연말 이 시점에서 체중은 변함이 없다.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앉아 있으니 활동량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삼시세끼 밥이 참 잘나온다. 목표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잡고, 액션플랜은 더 빡세게 짜보리.


러닝 : 최소 주 1회 + 4km 이상 거리를 달리자 53% 달성 / 실패

: 어메이징하게 바빴던 11월말 12월초 얼추 한달간 전혀 운동을 하지 못했다. 평일에는 그나마 회사 피트니스 센터 트레드밀의 힘을 빌려 꾸역꾸역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주말에는 여지없이 뻗어만 있었다. 그리하여 위 체중 감량 목표를 위해 세운 최소한의 액션플랜마저 달성 실패.


절주 : 회당 세 잔, 주당 여덟 잔을 넘기지 않도록 꾸준히 리마인드 하자 (회식 제외) 성공

: 1번 필름 끊긴 것을 제외하고는 회식 제외 모든 술자리에서 주량 조절 성공. 회식에서도 전혀 과음하지 않았다. 건강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자각과 내일 출근해야돼 의 영향이 크다. 계속 유지하겠다. 으음 1번의 블랙아웃이 너무나 옥의 티.


2) 읽고 쓰자

독서 : 최소 월 2권의 책을 읽자 (그리하여 2016년 한 해, 총 24권의 책을 읽자) 성공

: 11월에는 책을 1권만 읽었으나, 12월에는 3권. 그리고 2016년 총 24권은 너끈히 넘겼으므로 성공이라 자평할 수 있겠다. 2016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잘한 짓 중 하나는 트레바리 독서모임에 참가하면서 꾸준히 책을 읽는 환경에 스스로를 던진 것이리라. (여담이지만) 그러나 최근 두 시즌의 참석률이 50%로 저조한 것은 반성해야 할 점. 그러고보면 정작 돈 내고 참가한 트레바리 독서모임 지정도서 말고 다른 책을 더 열심히 읽었던 것.


독후감 : 읽은 책의 최소 60% 이상에 대해서, 500자 이상의 독후감을 남기자 57% 달성 / 실패

: 읽은 책의 57%에 대해 독후감을 썼다. 3%가 참 아리까리하고 아쉽지만 실패는 실패. 독후감을 선뜻 쓰기 어려웠던 책들은 대부분 아주 짧은 시간만에 별 생각없이 슥슥 넘긴 책이었다. 요 목표에 대한 수치를 높이려면 책을 고를때도, 또 읽는 환경과 읽는 동안의 집중력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긴 했다.


글쓰기 모임 : 월 2회 글쓰기 소모임을 유지하며, 독후감과 별도로 월 1회 이상 500자 이상의 글을 쓰자 성공

: 종종 글쓰기 모임 얘기를 하면 '아직도 잘 모여?!' 요런 리액션을 받을 때가 있다. 꾸준히 잘 모이고 있다. 추석 연휴가 껴 있었던 9월에는 1번을 모였고, 나머지 모두 꾸준히 월 2회 모여서 글을 쓰고 월 1회 500자 이상의 글을 써내었다. SNS에건 브런치에건 어디에건. 사람도 더 늘어서 다섯명이 되었고 참석률도 훌륭하다. 내년에는 이 텐션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


3) 돈을 모으고 아끼자

월간 지출 : 가계부를 연말까지 꾸준히 쓰고, 월 100만원 이하로 지출하자 (여행 / 경조사 / 명절 / 크리스마스 등 큰 이벤트성 지출 제외) 실패

: 출퇴근 셔틀버스가 존재하고 삼시세끼 식사가 다 나옴에도 불구하고 월 100만원 이하 지출이라는 목표를 단 한번도 달성해본 적이 없다. 다만 가계부를 꾸준히 쓰면서 대략적인 월평균 지출과 개선필요부분을 파악한 것은 소득이라면 소득이겠다. 조금 더 현실이면서도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달성하고, 그 외 수입은 잘 묶어두는 것이 방법이겠다.


4) 공부를 하자

제2외국어 : 회사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독일어 첫걸음 / 회화 초급 / 중급을 끝까지 수강하자 실패

시간의 문제도 분명 있었지만, 애초에 목표를 세울때부터 이런 것 하나쯤은 해야- 하며 넣었던게 큰 잘못이다.


5) 기타

2016년 하반기 정리 : 12월 25일까지 마무리하자 실패

: 12월 30일이 되어버렸다.


2017년 계획 : 12월 31일까지 마무리하자 진행중





2. 2017년 목표 설정에 반영할 교훈들


목표를 그럭저럭 세워놓고는 평가할 시점이 오니 이게 성공인지 실패인지 알쏭달쏭했던 2016년 상반기의 시행착오를 겪고나서, 측정가능한 지표들로 설정된 명확한 목표를 세우자! 는 기조를 세웠었다. Trello에 정리해두고 그때그때 체크하니 달성률도 쉽게 눈에 보이고 편하니 좋았다.


아쉬운 점으로는 1) 대기업 신입사원의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목표 설정이었다는 것. 2) 자잘한 각론들은 좋아보이되, 이걸 다 달성해서 이루고픈 그림이 명확치 않았다는 것. 이렇게 두 가지를 꼽겠다.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평일 저녁 8시 이후와 주말 이틀 정도인데, 이를 활용해 위 열거했던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 같다. 지금 보니 월 지출 관련 목표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비현실적이었다. 또한 운동 / 읽고 쓰기 / 금전 관리 / 제2외국어 라는 목표들이 각각은 그럴싸하지만, 다시 보니 너무 두루뭉실하거나(읽고 쓰기) 왜 써놓았었지 (제2외국어) 싶기도 하다. 큰 비전이 부재하니 목표가 다들 제각각이다. 2017년 한 해를 보냈을때 이루고픈 모습, 그 끝그림을 먼저 잘 그려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1) 2017년 한 해를 보냈을 때 이루고픈 모습을 정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관된 액션플랜을 짜자. 2) 2016 하반기 목표달성현황을 기반으로, 더 현실적이고 손에 잡히는 목표를 세우자. 정도로 정리. 그래도 저 중구난방의 목표 속에서 성공한 것들과 자연스레 버려진 것들을 보면서, 내가 뭘 할때 재미를 느끼는지는 알 것도 같다는게 소득이라면 소득이겠다.





3. 그 외 - 이런저런 하반기 & 2016년 전반 회고 

 

#시간빠름

주변인들 다 하는 대기업 신입사원 경험을 조금은 뒤늦게 하는 중이다. 크고 오래된 조직의 문화는 또 새롭고 그 구성원들이 다 다르다.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놀라기도 했다. 와중에 역시나 걱정했던 상황들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이를테면 여러 다른 조직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얹혀지면서 산으로 간다거나, 산으로 간다거나. 신입사원 장기자랑 준비를 한다거나 뭐 그런 것들. 그렇게 하반기가 너무나 쏜살같이 지나갔다. 7월의 그룹 연수, 8월의 계열사 연수, 9월의 사업부 연수와 실무교육, 10월부터 3개월간의 파견근무(아직 3개월 더 남음) 등등.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이대로 마냥 적응해버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중. 일종의 위기의식이라면 위기의식이다.


#사람들

와중에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소득이다. 트레바리, 여러 번에 걸친 신입사원 연수들, 그리고 지금 속한 파트의 여러 선배들. 배우고 본받을 점 많고 닮고픈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다만 돌이켜보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그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었는지 모르겠다. 다가올 한 해에는 양보다는 질로.


#취업

사실 이전 직장에서도 일년가까이 일했기에 첫 취업이라 하기에는 영 무리가 있지만.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들이었다. 아빠뻘 되는 사람들부터 나보다 어린 친구들까지, 또 한 직장 내에서 오랜 기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커나간 사람들과 여러 경력직들과 나같은 신입사원들까지. 회사 안에 여러 회사가 있고 또 조직이 있는 셈이니, 신기하고 생소했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 일이라는 것을 다루는 자세와, 일과 생활을 조율하는 방법들을 특히 많이 배우고 훔쳐보고 있다. 업력이 짧았던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들에서는 다소 아쉬웠거나 +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이사

즐겁고 슬프고 길고도 짧았던 2년의 마포구 상수동 생활을 마감하고, 아니 더 크게는 8년간의 서울살이를 마감하고, 용인시 수지구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회사 셔틀버스를 여유있게 타고 갈 수 있으며, 그나마 강남역까지는 지하철로 21분, 그리고 여자친구와 집가까운 거리임을 고려해 이사를 왔었다. 생각지도 못한 여러 포인트들 때문에 서울앓이를 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뷰 좋고 햇볕 잘 드는 집이라 만족은 하고 있음.


*서울앓이의 포인트들 : 지하철로 30분이면 어딘들 갈 수 있었던 편리한 교통과, 스타벅스와 서브웨이와 밤늦게까지 하는 맛난 라멘집과 힙한 술집들이 넘실거렸던 상수동,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친구들을 늦게라도 만날 수 있었던 호시절이 그립다. 경기도의 삶은 서울의 삶과는 달라서, 자가용이 없으면 삶의 질이 꽤나 낮은 느낌이다. 드라이브 스루와 널찍한 주차장은 있지만 대중교통은 참 불편하다. 심지어 맥딜리버리도 집까지 안 온다. 미국도 안 가본 주제에, 미국 가면 이러려나 이런 소리나 하고 있다. 그리하여 다음 번 주거형태가 원룸이 될지 투룸이 될지 오피스텔이 될지 모르겠고, 그 시점에서 직장의 위치가 어디일지도 모르겠다만, 다시 서울 입성하고픈 마음이 크다.


#연애

둘 다 직장인이 되면서 소득이 생겨 씀씀이도 꽤나 커졌고, 좋아하던 맛난 음식도 많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시간이 없어서 아쉽고도 아쉽다. 하나 다행인 것은 위에서도 적었듯 여자친구 집 근처로 이사를 온 것. 지금에야 나 역시 야근도 있고 꽤나 정신없지만 + 날씨가 너무 추워졌지만, 빨리 퇴근할 수 있었던 입사 초반에는 시간 맞춰서 지하철역에서 기다리다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배웅해주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요즘은 지하철역 앞이자 내가 사는 오피스텔 1층 편의점에서 불닭볶음면 흡입하고 맵고 아픈 입술 호호 불어가며 빠이! 하는 재미. 그렇게 쏜살같이 흘러간 하반기였다. 함께 여행도 서핑도 가고, 때론 티격태격도 했지만 나의 2016년 즐거움+행복의 한 8할은 연애 덕이었다. 앞으로도 더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하리.


#글쓰기

힘겨웠던 2015년을 보낸 이후 2016년부터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고 글을 열심히 써보겠노라 했었다.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고 독후감이든 잡다한 글이든 꾸준히 글쓰는 습관을 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브런치에만 31개 포스팅을 발행했으니 한달 평균 2.5개 꼴이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도 그 외 잡다한 글들을 마구마구 뱉어내었다. 다가오는 한해에는 조금 더 주제도 명확히 퀄리티도 높게 하는 것, 그리하여 하나로 묶어내어보는 것이 목표. 





그야말로 다사다난했고 다이내믹했던 2016년도 이렇게 간다. 백수에서 직장인으로, 서울시민에서 경기도민으로, 뭐 등등등! 연애며 취업이며 새로운 동네며, 사소한 것들처럼 들리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아쉬움은 약간이고, 굉장히 만족스럽고 행복했던 한 해이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7년은 2016년만큼만, 혹은 이보다 쪼금만 더 나은 한 해이길 소망해본다. 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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