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음을 품은 집>을 읽고 쓰다
첫 장을 보고 이미 무너져내렸다.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아비의 절절한 마음이 기념도서관으로 살아난 이야기 앞에서 나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건축가의 솜씨도 솜씨지만, 이 도서관은 결국은 그 아비의 절절한 마음이 지은 집인 셈이다. 그렇게 첫번째 꼭지를 읽으며 엉엉 울어버렸다, 바보같게도. 첫 장에서 눈물콧물 다 빼버린지라 뒤의 이야기들에 대한 개인적인 감흥이 조금 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흥겹게 공감하고 이입했던 이야기들은 결국 나와 같은 시대에 발 디디고 있는 이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건축물이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야 세상에 많고 많지만,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툭 툭 건드리는 뒷이야기가 있는 그런 건축물들이 더 좋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일터건 삶터건 즐겁고 멋진 곳으로 꾸미고픈 사소한 욕심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읽으니 고민이 더 깊어지고 길어진다. 아직은 비록 얕고 부족할지언정 고민을 더 열심히 해야지. 그리하여 이 책에 소개된 건축들만큼은 아니더래도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나답구나 이야기해줄, 마음을 품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