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켓 4.0>을 읽고 쓰다
읽기도 전에 괜히 삐딱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의 저서인데다, 마켓 4.0이라는 무거운 제목까지. 책을 사긴 했는데 처음으로 펼치기가 참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지난함이 무색하게, 분량도 적절하고 내용도 적당했다. 컨텐츠 마케팅이니, 쇼루밍 웹루밍이니, 옴니채널이니 뭐니. 뉴스 기사 사이로나 둥둥 떠다니지만 실체가 뚜렷하지 않았던 단어들을 읽기도 이해하기도 쉽게 풀어주는 능력이 탁월했다.
어렴풋이 느껴왔지만 일목요연하게 정리도 안 되었고 답을 내리기도 어려웠던 궁금증들이 있었는데, 책에서 그 답을 조금은 찾은 느낌이다. 왜 최근 들어 -트레바리를 비롯한- 커뮤니티 활동과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늘어나는지, 요 몇년새 젊은이, 여성, 네티즌이 공론장에서 큰 목소리를 내게 된 배경에 대해, 뭐 이런 것들. 국내에서는 이 책이 '4차 산업혁명' 어쩌구 하는 공허한 마케팅 문구를 달고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Marketing 4.0: Moving from Traditional to Digital이라는 이 책의 원제처럼 드디어 '디지털'이 대중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굵직굵직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새롭게 도래하였다는 마켓 4.0의 겉핥기를 마쳤다.
어쨌거나 급변하는 시장의 환경에 맞게 마케팅도 바뀌어야 할거다. 무려 마켓 4.0이라니, 네번째 버전업을 막 끝마친 마켓 4.0이라는 OS에 발맞추지 못하면 오래된 앱이 되어 삭제당할 운명을 맞이할테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지라 당분간은 마케터라는 잡 타이틀을 뗄 일이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빠른 변화에 보조를 맞출지, 그리하여 나라는 프로그램을 더 쓸모있게 판올림할지 고민되는 순간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