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봄에 처음으로 숙소를 오픈하고, 어느덧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숙소를 시작하게 된 건 새로운 공간을 갖게 되면서예요. 방 세 개, 거실 겸 부엌, 그리고 화장실과 다용도실이 있는 필로티 구조의 1층 집이었죠. 오래된 빌라였지만 처음으로 내 소유로 갖게 된 집이어서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이 집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그동안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던 숙소 운영을 해 볼 결심을 했어요.
여행을 할 때 다양한 숙소를 이용해 보기도 했고, 숙소 운영에 관심이 있어서 온라인으로 여는 유료 강의도 들어보기도 했죠. 유료강의는 특히 유용했는데, 단순하게 공간을 꾸며서 플랫폼에만 올리면 되는 줄 알았던 나에게 여러 제도적, 법적 울타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숙소를 운영하며 겪은 에피소드들 중심이라 운영 부분에 대해 자세히 풀 일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숙소를 운영한다면, 이러한 법적 제도를 잘 알아보고 준비하는 것이 필수라는 이야기는 해 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방을 꾸미고, 사진을 찍어 설레는 마음으로 플랫폼에 숙소를 올렸습니다. 4월 말의 그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과연 예약이 들어올까? 위치는 역세권도 아니었고, 그냥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숙소인데. 사실 안되면 그냥 재밌었다 쳐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 역시 여행할 때 교통이 편리한지, 내가 필요로 하는 시설과 가까운지, 주변에 마트나 식당이 가까운지, 즐길거리가 있는지 등을 살피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숙소를 누가 찾아줄지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숙소가 가진 장점들은 분명 있었어요. 시끌벅적한 도심과 달리 한적하고 조용한 주택가, 그 동네에서 살아보는 듯 동네 주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고 가까운 공원과 편의점 그리고 숙소 내 아날로그의 방까지. 뭔가 내가 여행할 때 경험하고픈 공간적 느낌들이 있었기에 사실 나로서는 만족스러운 점이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첫 예약은 놀랍게도 숙소를 올린 당일 개시되었어요. 이런 게 플랫폼의 힘일까? 그렇게 첫 예약을 시작으로 어느덧 3년 차 숙소운영자가 되어 있는 나는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잡으로 여전히 숙소를 운영 중입니다. 숙소운영은 나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 이제는 내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무언가가 되었죠.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도 하고, 내가 가 보진 못한 세상 속 경험을 하게 해 주고, 긴급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한 나의 첫 번째 숙소. 어디서 풀어놓은 적 없던 그 이야기들을 할 생각에 벅차오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여러 경험과 감정들이 녹아있는 기록이기 때문이에요. 다음 연재에서 하나씩 풀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