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청소 루틴이 만들어지기까지

청소는 숙소 운영의 전부

by 서핑웨이

사이드잡으로 숙소를 운영하는 분들 중에는 예약 관리와 게스트 응대는 온라인으로만 하고, 청소는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청소를 직접 하고 있어요. 숙소 운영에서 게스트 응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청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녀간 게스트들이 만족을 느끼고,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되었다는 인상을 받는 게 제일 중요해요. 저도 숙소를 선택할 때 그런 부분을 가장 먼저 확인하거든요.


사진 속에서 잡지 같은 인테리어를 보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머무는 동안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숙소는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이 아니라, 일상적이면서도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담고 싶었어요.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요.


숙소를 처음 운영할 때 1년 동안은 TV를 두지 않았어요. 여행 와서 TV만 보는 건 아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대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와 도서 진열대를 두고, 은은한 조명으로 서재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독서와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장기 투숙객이 들어오면서 TV를 요청했고, 결국 설치하게 되었어요. 막상 두고 보니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저도 여행지에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쉬는 걸 좋아하니까요.


숙소 청소를 직접 하다 보면, 게스트들이 남겨놓은 작은 흔적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방명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손편지를 두고 가거나, 작은 선물을 남기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이런 순간은 정말 뿌듯해요. 플랫폼에 남는 리뷰 이상의 감동을 주거든요. 이건 제가 직접 청소를 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보너스 같은 기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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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청소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하지만 여러 번 하다 보니 조금씩 저만의 루틴이 생겼습니다. 제일 먼저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켜요. 음식물이나 생활 쓰레기를 모아 밖에 내다두고, 침구를 정리해요. 매트리스커버와 베개커버, 이불을 걷어내요. 제 숙소의 베개는 하드형 2개와 소프트형 2개를 세트로 준비해 두는데, 게스트마다 취향이 달라서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 다음은 먼지를 털고 바닥을 청소기로 돌린 뒤 밀대로 걸레질을 합니다. 부엌은 음식물 흔적을 치우고 싱크대를 정리해요. 화장실은 물청소를 한 뒤 손걸레로 물기를 제거하고, 샴푸나 샤워젤은 용기의 2/3 정도만 채워둡니다. 수건과 휴지를 새로 채워두고, 마지막으로 향기를 세팅한 뒤 창문을 닫아요. 집에 돌아오면 침구와 수건을 세탁하고, 이불 속은 건조기의 에어살균 코스로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과정을 정성껏 지키다 보니 게스트 후기에서 “침구가 깨끗하고 편안했다”라는 말이 자주 보여요. 이런 후기를 보면 저의 진심이 통한 것 같아 정말 뿌듯합니다.


물론 일을 마치고 숙소 청소를 하러 가는 게 힘들 때도 많습니다. 바로 다음 예약이 있을 땐 휴가를 내서 청소를 하기도 해요. 그래도 외부에 맡길 생각은 아직 없어요. 숙소 한 곳 정도는 제가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제 손을 거쳐야 제 숙소의 개성을 지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청소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아요. 아무리 익숙해져도 청소에 소요되는 시간은 늘 비슷합니다.


이렇게 게스트를 맞이하기 위한 청소의 시간은 제게도 힐링의 시간이 되었어요. 숙소를 구석구석 살피고, 정리하고, 새롭게 만드는 이 루틴은 숙소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퍼즐이자 저만의 방식이에요.


그래서 지금도 청소는 제 몫이에요. 손이 더 가더라도, 제 마음을 담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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