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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슬플 예정 19

먹고 오르고 운동하라!

2021년 4월 11일 


집 근처에 산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좋은 것을 넘어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행!

많을 다, 행복 행!

행복이 많은 일이다.

특히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나는, 산에서 많은 위안을 찾았다.

그래서 ‘인자요산’이라고 하는 건가?

산에는 배워야 할 것들도 많고, 느껴야 할 것들도 많아서, 나를 잊게 된다.

작은 형이 독일에 살아서, 덕분에 유럽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독일 형에게 

“형 영국도 가보고, 파리도 가보고, 로마도 가 봤는데, 스위스가 최고더라!”했더니,

작은 형 왈,

“당연하지, 도시는 사람이 만들었지만, 자연은 신이 만들었잖아!”

어렸을 때, 동성고 다니던 깡패 형이었는데, 맨날 집에서 나를 때리던 형이었는데, 그래서 엄청 싫어하던 형이었는데, 그 말 한마디로 용서가 되었다.

그 말이 평생 맴돈다.

그래서 산에 가면 그렇게 좋다.

신이 만들어서 그런가?


요즘 산에는 운동할 수 있는 시설도 많이 설치해 놓았다.

운동이라, 이게 또,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 분비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가?

마음으로는 벌써 100번은 운동충인 나로서는 우울증이긴 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거꾸로 몸을 세워, 피를 돌게 해 보기도 하고, 가당찮게 내 몸무게보다 무거운 역기를 들어보기도 하고,,,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안 힘든 척해야 해!

남자가 가오가 있지.. 10개는 하자..

끙….

산소가 필요한데, 마스크 때문에 더 힘들다.

몸이 힘드니, 마음이 힘든 것은 생각도 없이 사라졌다.

역시 우울증엔 운동이 최고!


최근에 살이 6킬로 정도 빠졌다.

오래간만에 보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살이 빠졌느냐?’고 물어보는데,

거울 속의 나는 그리 말라 보이지는 않는데..

아마 잠 못 자고, 걱정해서 그런가? 

슬픔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나 보다.

좋은 건가?

      


훌라후프 종류도 참 다양했다. 

두께부터, 모양까지.. 그중에 가장 큰 녀석을 잡아서 시도해 본다.

쉽지 않다.

몸이 뻣뻣해져서,

겨우 리듬을 잡고 돌려보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쎄하다.

그래서 얼른 접는다. 다른 걸로..


줄넘기는 그래도 자신 있는데,,,

줄이 짧다.

참 안 도와준다.

그래도 등을 굽히고, 몇 개 시도해 본다.

꽤 된다.

그거면 됐다.

대회 나갈 것도 아니고,

그냥 테스토스테론 분비시키자고 하는 건데,, 그거면 충분하다.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1.     햇빛 좋은 날에 산을 오르고,

2.     운동기구에 거꾸로 매달려 피를 쏠려보게 하고,

3.     역기를 들어 올리고,

4.     훌라후프를 하고

5.     줄넘기를 하자


숨이 차오르면 우울증은 사라진다.

나도 살겠다고, 심장이 빨리 뛰고, 거기에 집중하게 된다.

우울증이란, 뭔가에 집중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희망 없음’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집중할 대상을 찾자!

안 그러면 여지없이 슬플 예정!


#우울증 #공황장애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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