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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슬플 예정 25

우울증엔 타이레놀!

2021년 4월 24일


와! 오늘 엄청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교통사고가 나면 팔다리가 잘려나갈 수 있는데, 그때 극심한 고통을 당연히 느끼겠지?

그런데 정작 아픈 곳은 잘려나간 팔다리 부분이 아니라, 뇌의 특정부위, 뭐래더라? **대상회라 그랬는데,, 여하간 거기에서 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놀랍지? 잘려나간 팔다리 부분이 아니라, 뇌에서 아픔을 느낀다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잘린 부분이 아픈 게 아니라, 뇌에서 아프다는 것을 감지하다니….


더 놀라운 것은 그 다음! 

육체적 고통 외에도, 하루 아침에 실직하거나, 시험에 떨어졌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받거나, 하던 일이 오랫동안 잘 안 되는 정신적 고통도 뇌의 바로 그 부위에서 느낀다는 것이지. 그러니까 실직, 이별, 낙방, 사업실패 등은 교통사고 나서 팔다리가 잘린 거랑 똑같다는 거다! 

와! 그제야 뽝!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그렇게 아팠던 거였어!

그래서 그렇게 죽을 만큼 아팠던 거였어!

팔다리 잘려나간 것만큼이나 고통스러웠던 거였어!


그런데, 진짜진짜 신기한 거!

사람들은 교통사고 나면 고통을 줄이려고, 진통제를 먹는다.

그러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것에도 진통제가 약효가 있을까?

시험에 떨어진 사람에게도 타이레놀이 효과가 있을까?

실직한 사람에게도 진짜 게보린이 효과가 있을까?

놀랍게도 약효가 있다네!


와!

그 동안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 참아보겠다고 하다가, 진짜 질식할 것 같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서, 여러 번 사고 날 뻔 했는데… 억울하다. 

이거 알았더라면, 진통제가 이런 때 요긴한 줄 알았더라면, 좀 예방을 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 셀 수 없이 잠 못 들고,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 조금은 덜 느꼈을텐데..

그렇게 많은 눈물 흘려도 되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내 할 일 못하고, 자괴감 들어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강의하다가 갑자기 눈물 터져서 화장실에 달려가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래서 강의가 해달라고 연락이 와도, 못하겠다며 취소하는 일도 없었을 텐데..


이런 일련의 사실들을 알게 되어 억울하기도 하고, 

왜 그렇게 아파했는지 알게 되어, 다행이기도 하고, 

공황장애 약을 계속 먹어서 은근 중독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제 타이레놀을 먹으면 될 것 같아 안심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오후였다.


왠지 공황장애 약은,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들던 터였는데...

나는 늘 건강하고, 활기차고,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그리고 다정한, 한결같은, 변함없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제 좀 다른 삶이 내게 펼쳐지려나?

내일은 약국에 들러 희망하나 사야겠다!


뭔가 좋은 날이었다.

이제 슬픔에서 조금은 벗어나기를!

당분간 덜 슬플 예정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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