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집 <아침은 생각한다>, 정지용 시집 <향수>
나도 안다. 행복해하는 사람만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그런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보기 좋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는
땅의 토질이 나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가 못생겼다 욕하기 마련이다.
(중략)
-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 베르톨트 브레히트 (1939)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뉴스에도 쿼터제 같은 걸 적용하면 좋겠다고. 부정적인 뉴스가 대부분이라도 최소한 20% 정도는 긍정적인 소식들로 뉴스를 채우는 식으로.
시민들의 알 권리도 중요하고 현실 직시도 필요하지만 시청률을 의식해서 기획기사를 쓴다거나 심층취재를 한다면서 자극적인 뉴스들을 자주 노출시켜 모방범죄, 유사범죄를 양산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에 어느 때보다 정신의 손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브레히트의 시처럼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다. 그렇지만 바꿔 말하면 어느 때보다 서정시가 필요한 시대라는 반증은 아닐까. 말라버린 토양에 단비가 절실하듯, 균열이 생겨버린 마음에도 서정이 필요하다.
마더테레사 효과라는 것이 있다.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마더테레사 까지는 못 되더라도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희망은 좋은 거니까. 언제든,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구부정한 자세를 곧추세우게 된다. 퍼석해진 가슴에 물기가 돈다.
· 마더테레사 효과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하여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
199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시행한 연구로서 테레사수녀(1910.8.27 ~ 1997.9.5)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슈바이처효과라고도 한다.
- 출처: 두산백과
-문태준 시집 <아침은 생각한다> 중에서
해 질 무렵이면 종소리가 옵니다 내 사는 언덕집에 밀려와 곱게 부서집니다 나는 이 종소리를 두고 숨어 살 수가 없어 손 놓고 아무 데나 걸터앉아 있습니다 오늘은 종소리를 듣고 있으니 낮에 보았던 무덤 생각이 났습니다 산속에 혼자 사는 무덤 묏등에는 잔설이 햇살에 녹고 있었습니다...(중략)... 종소리는 목깃이 까매진 나의 저녁을 씻깁니다 그리고 종소리는 내내 남아 잠든 아이의 방을 둘러보고 가는 어머니처럼 나의 혼곤한 잠 속을 맴돌다 갑니다
-정지용 시집 <향수> 중에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ㅡ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ㅡ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중략)
서정시로 마음을 정화해 봅니다. 섬세하고 다정한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물결이 잔잔해지고 고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