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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영아 Mar 03. 2021

#06 북서향에서 꿀잠 자고 있어요.

빛이 안 들어오거든요.


다행히 오늘도 푹 잔 기분이다.

아침 8시. 매일 일어나는 시간은 다르지만, 최근에 일어나는 시간 중 하나다.     

새벽 3시부터 아침 8시의 수면시간.

가끔 밤을 거의 새우는 경우가 있어 수면시간은 불규칙하지만 보통 5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북서향의 아침은 어둡다.

특히 침실은 빛이 들지 않아 커튼을 치고 있으면 아침인지, 한낮인지, 혹은 저녁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불 밖에 발을 살짝 빼보니 서늘한 바람이 느껴진다. 아침이다.     

직접 만든 요거트에 시리얼과 견과류를 넣어 아침 식사를 한다. 커피 냄새가 솔솔 기분을 즐겁게 한다. 

전날 사 온 빵 굽는 냄새가 나는 날엔 영양가 가득한 달걀과 좋아하는 비엔나소시지도 듬뿍 넣어 함께 먹는다. 든든한 아침이다.     




“헉…! 벌써 새벽 2시네…!”

집에서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새벽을 넘길 때가 많다.

늦은 새벽이라고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소위 ‘영감’이라도 오게 되면 손을 뗄 수 없다. 갑자기 머릿속에 팟 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여기저기에 기록한다. 기록을 다 마칠 때까지 잠이 들 수 없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잠을 제대로 못 자 몽롱한 상태 속에서도 머릿속엔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럼 그중 쓸모 있는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기록해둔다.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하기까지 이런 생활을 반복한다.     


나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작업하고 조금 늦은 아침에 기상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일반적인 생활 패턴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는 생활 패턴을 갖고 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고칠 수가 없었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부터 새벽 시간대가 작업이 잘된다.


직장을 다닐 땐 9시까지 출근, 6시에 퇴근이라는 규칙적인 삶을 살았다. 그때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기상, 똑같은 시간에 잠을 자는 생활을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자기 계발을 게을리할 수 없어 밤에도 공부하고 작업을 했다.

그렇게 무리하다 보니 체력도 안 좋은 몸이 여기저기 망가졌었다.


원래 잠이 적은 몸이 아니었다. 무리하게 수면시간을 줄여놓은 탓에 탈이 난 것이다.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하고 순간 핏-. 하고 잠깐 정신을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과로사 직전까지 갔을 때 위험을 느끼고 수면시간을 억지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한번 줄어든 수면시간은 잘 회복되지 않는다.


3~4시간마다 깨고 다시 자는 일이 반복되었다. 어느 날은 기절한 듯이 잘 때도 있다.     

휴일 정도는 푹 자야겠다 싶어 푹 자려고 했다. 

그런데 남향에 살 때는 자고 있는 내 눈 위로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강제 기상을 해야 했다. 

    



남향은 햇빛이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선호도가 높지만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전혀 맞지 않았다.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블라인드를 내리고 안대를 해보았지만, 햇빛은 눈만 부신 게 아니었다. 온몸을 뜨겁게 만든다.

      

“... 좀…. 자자…. 잠 좀 자자….”
     

남향집에서는 잘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북서향 집에 왔을 때 북서향이라도 창이 커서 밝은 거실과는 다르게 침실의 어두컴컴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북서향은 빛이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늦게 기상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환경이 바뀌니 수면시간이 늘었다. 가끔 6시간, 7시간씩 자는 듯하다. 몸이 안 좋을 땐 더 잘 때도 있다. 푹 자고 나면 몸이 개운하다.


여건이 된다면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현재 프리랜서인 나의 하루는 일반 직장인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움직이는 시간은 거의 비슷하다. 일하는 시간이 한 시간~두 시간 정도 늦춰졌을 뿐이다. 보통 아침엔 집안일을 한다.     

스케줄에 따라 일어나는 시간대가 다를 때가 많다. 불규칙한 듯 아닌듯한 삶이다 보니 건강을 잃지 않도록 휴식과 수면은 항상 중요하다.


내가 사는 북서향 집은 아침에도 빛이 들지 않아 어두컴컴하다. 

창문이 있지만, 창문도 얇은 커튼 하나 해놓으니 한낮에도 불만 끄면 바로 어두워진다. 그래서 밤샘을 한 후에도 낮에 겨우 잠을 잘 때 푹 잘 수 있다.

안대를 하지 않아도 어두워 푹 잘 수가 있다.

   

숙면하기 위해 바닷속 느낌을 내는 무드등을 켜고 수면용 음악과 아로마 향을 맡는다.

한낮에 무드등을 틀어도 잘 보인다. 잠을 자지 않더라도 가끔 천장에 어른거리는 푸른 물결을 보며 그리고 싶은 느낌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살짝 창문을 열어도 이제 춥지 않다.     

봄이 시작되는 3월. 북서향 집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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