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영국의 사상가 존 로크가 한 말이다. 많이 들어본 문구일 것이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말에는 숨겨진 사실이 있다. 원래는 검투사들의 외형에만 집착하는 젊은이들을 비판하는 의미였으나, 훗날 존 로크에 의해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의 관계를 강조하는 의미로 재해석된 것이다.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다스리던 로마 시대의 일이에요. 그 무렵, 로마 시민들은 날마다 벌어지는 검투사들의 결투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커다란 원형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검투사들의 겨루는 실제로 죽고 죽이는 잔인한 경기였어요. 로마 시민들은 잔인한 경기보다 운동으로 다져진 멈짓 검투사들의 몸에 더 열광했어요.
“저 검투사 너무 멋지다!”
“나도 몸짱이 돼야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팔과 배 근육을 키워 서로 누가 더 멋진가 자랑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어요. 학문을 연구하고 미래를 위해 책을 읽는 것보다 몸을 멋지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만 정신을 쏟은 것이지요.
바른말 잘하기로 유명했던 시인 유베날리스는 로마 젊은이들의 이런 모습을 꼴불견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신의 시에 다음과 같은 말을 넣었지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든다면 바람질할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 차리고 공부 좀 해라.’라는 말이었어요. 영국의 사상가였던 존 로크는 후에 유베날리스의 말을 빌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고 주장했어요. 그 위 이말은 몸이 건강해야 즐겁고 밝게 생활할 수 있어서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뜻으로 널리 알려졌답니다.
_ 《그래서 이런 고사성어가 생겼대요》 中, 우리누리, 하민석
존 로크가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한 신체에 무조건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일까? 아니다. 몸 좋고 건강함에도 이상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가. 그렇기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맞을 것이다. 공부하거나 배우는 데 있어 체력과 건강은 깊은 관계가 있다. 체력이 뒷받쳐주지 못해 쉽게 피로해져 오래 지속하지 못하거나 잔병치레에 시달리느라 시간을 할애할 수 없게 된다. 성장하고 싶다면 운동을 함께 병행해야 하는 이유이다. 운동하는 시간만큼 물리적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만 타당하다. 성장은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리고 면역력이 약해지고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공부하지 못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운동하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자리 잡지 못한다. 걷다 보면 생각이 비워지기도 하고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다 보면, 정면을 주시하고 주변을 살펴야 하고 숨을 고르느라 바쁘다.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을 틈이 허락되지 않는다. 또한 운동 후에 느껴지는 자극들은 묘한 쾌감을 제공한다. 지방이 타는 듯한 느낌, 운동했다는 사실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 그리고 스스로를 이끌고 나온 자신에 대한 대견함 등 다양하다.
자신을 향해 건네는 말 역시 직접 되뇌어 봐야 효과를 알 수 있듯이 운동 역시 직접 해봐야 안다. 글로 접하는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해봐야 한다. 지식을 통해 접하는 것과 경험의 생생함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운동하며 느끼는 여러 자극과 떠오르는 생각, 그리고 운동 후 찾아오는 건설적인 생각과 알 수 없는 벅참은 경험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등산가에게 가장 높은 언덕은 방문턱이다.”라는 말이 있다. 운동이 힘들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운동 그 자체가 아니라 시작하기 전의 마음이라는 의미이다. 직접 움직이기 전에는 몸보다는 생각이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조금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운동하면 좋다’라는 말을 듣고 몸을 움직여 보는 것이다. 운동이 좋다는 말은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와닿지 않는다. 직접 경험한 사실로 만들어야만 진정으로 ‘운동이 좋다’는 말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