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두려움] 그림자는 항상 있다.

두려움

by 오 영택

2. 두려움
두려움에서 시작하다.


두려움은 언제나 무지에서 샘솟는다.

_ 랄프 왈도 에머슨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연현상들은 각기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여름과 가을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태풍은 관측자에 의해 다른 이름으로 명명된다. 자연현상 중 열대저기압은 태평양에서는 태풍으로, 대서양에서는 허리케인으로, 그리고 인도양에서는 싸이클론으로 불린다. 대기가 회전하는 현상은 육지에서 발생하면 '토네이도', 물 위에서 발생하면 '용오름'으로 명명된다. 이처럼 원리는 같지만 어디에서 나타났느냐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도 이와 같지 않을까. 걱정, 불안, 고민, 막막함, 절망 등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두려움은 마치 자연현상 같다. 유기적인 생태계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현상처럼 두려움도 유기적인 인생에서 자연스레 발생한다. 이 두려움은 상황과 시기에 따라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가볍게 지나가기도 한다.


우리가 태풍의 위력을 알고 진행 방향을 알고 대비하듯이 두려움 역시 대비할 수 있다. 두려움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두려움의 실체를 모른다면 걱정과 불안에 계속 둘러싸일 뿐이다. 두려움은 무지를 먹고 자라며, 막연한 상상을 먹고 성장한다. 두려워하는 이유와 두려움의 실체, 언제 두렵다고 느끼는지 살펴보지 않는 사이 두려움은 실체 없는 소문처럼 몸을 키운다.



# 그림자는 항상 있다.

그림자는 모두에게 있다. 자신의 체형과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는 달라진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기와 위치도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해와 달, 그리고 불빛의 위치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물론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건물이나 자신보다 큰 사람이 앞에 있으면 가려지곤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잠깐이다. 빛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사람이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기에 필연적이다. 두려움 역시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두려움은 항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두에게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각자에게도 어두운 면이 있고, 이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대개 그 어두움은 두려움에 기초한 감정과 느낌들이다. 살아가는 방식이 각자 다르듯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두려움에 기반한 걱정, 막막함, 답답함, 절망감, 외로움 등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통해 잊어보려 시도한다. 또는 사람들을 만나며 위로를 받고 해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이는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잠깐의 잊음과 위안은 가능하지만, 매번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그저 뾰족한 수가 없어 선택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그림자와 같다. 항상 우리와 함께 존재한다. 그림자는 어둠 속에 있으면 보이지 않지만, 두려움은 그렇지 않다. 그림자가 보기 싫어 어둠속에서만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림자가 있든 없든, 길든 짧든 살아가는 데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니 말이다.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두려움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 두려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한다. 단지 두려움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달라진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을 지배하는 것은 여러분이 두려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두려움, 그 자체가 여러분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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