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두려움] 피할 수 없는 두려움

두려움

by 오 영택

# 피할 수 없는 두려움

개한테 물렸던 사람은 개를 무서워하고, 벌에 쏘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벌을 조심한다. 사람에게 데인 사람은 새로운 관계 맺는 것을 경계한다. 이런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이미 경험해봤을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트라우마로 남기도 한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두려움의 대상은 많다. 막막한 상황에 대해 걱정하기도 하고,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길을 걸을 때면 무서움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 운전하는 사람은 사고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졸인다. 이처럼 두려움은 일상에 존재하는 자연스러움이다.


취준생에게는 취업난이 두렵고, 직장인들은 실직에 대한 두려움, 퇴직을 앞둔 이에게는 퇴직 후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보험을 들었는데, 다른 질병에 걸리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한다. 암 같은 큰 질병이 재발하면 어쩌나 앞서 불안해하기도 한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낙방에 대해 걱정하고, 시험에 합격해도 면접 등 다음 절차에 대한 걱정과 잘 안 됐을 때의 두려움을 상상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유'도 두려움을 야기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함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려움을 마주하는 상황은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두려움은 분리할 수 없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두려움은 그림자와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상한 모습이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알게 되면 비교적 행동도 자연스러워진다. 벌에 쏘였던 사람은 언제 쏘일지 모르기에 벌을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개에 물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크기가 크든 작든 지나가는 개를 보면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문제는 반응이 심해졌을 때 나타난다. 만약, 그 대상들을 보기만 해도 주저앉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반응 역시 나타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봄이 되면 벌들은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심지어 말벌들은 늦가을까지도 활동한다. 또한, 반려동물 천만시대에서 반려견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기에 더욱 일생생활을 영위하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다른 상황이라고 다를 바 없다. 사람에 의한 아픔, 자신에 대한 실망, 부모에 의한 상처, 실패로 인한 괴로움,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함, 나아지지 않는 절망감, 비교로 인한 비참함, 빨리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초조함, 자신과 상황에 대한 분노 등, 이러한 모습 역시 당연한 반응이다. 문제는 당연한 반응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 상황에 매몰될 때 문제가 터지기 시작한다. 심각한 상황일지라도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이는 급할수록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바라보라는 뜻이다.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감정적인 반응들은 점점 커진다. 상황에 대한 무지는 상상만 더할 뿐이다. 당연한 감정이 당면한 문제로 바뀌고 만다. 두려움은 무지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각하게 바라볼수록 손 댈 수 없는 문제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물론 좋게 생각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지는 마법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직면하는 것만으로도 유리하는 마음의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잠깐의 멈춤이 상황을 결정짓는다.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상황이 아니다. 그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해 한없이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떨고 있는 자신이다. 두려움에 질려 주저앉는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다음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_프랭클린 D. 루스벨트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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