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삶을 편하게 해주는 버스와 대중교통에 익숙해져 걷기가 낯선 순간
나는 항상 운동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홈트레이닝 이든 걷기와 뛰기를 비롯한 산책
그리고 돈을 지불하고 운동센터를 다니게 되는 헬스와 수영 필라테스 요가 등등의 그 어떤 운동이든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언가 하나씩은 꼭 하고 있었다.
돈이 없고 엄마카드가 전부였던 학생시절 까진
내가 돈이 없고 운동을 하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쉽게 운동을 할 수가 없으니 항상 집에서 운동하거나
걷는 형태의 생활 속의 활동량을 늘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디든 걸어 다녔다.
우리 집은 연희동인데 , 20대에 만난 애인의 자취방은 홍대에 있어서 자주 홍대에 가게 되었다.
홍대에서 만나게 될 때에는 거의 10분의 9는 눈, 비
올 때 빼곤 걸어갔고 집에 올 때도 걸어오곤 했다.
그뿐일까?
신촌과 연남동을 교회와 레슨 등의 이유로 자주 가게 되는 일상에 30-40분을 걸어가곤 했다.
버스를 타는 건 일주일에 1-2번이 전부였고
그리 먼 거리가 아닌 이상 항상 걸어 다녔고 ,
밥을 먹고 나면 운동할 채비를 갖추어 산책 겸 조깅을 하곤 했다. 그렇게 평소 생활 속의 활동량이 많으니 아무리 많이 먹어도 군살이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던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순간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30대가 된 요즘,
물가가 오르는 추세에 따라 버스비 인상도 외면할 수없어 곧 왕복 이용 시 3,000에 육박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계산을 해보니 한 달의 고정지출이 교통비로만 꽤 많이 나가는 것이다. 한번 탈 때마다 1,500원이니 오고 가는 건 3,000원이 아닌가? 그럼 4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주 5일 x4주 + 교회 가는 길 하루 추가 해보면하루 교통비 3000X4주(24회) = 72,000
에게게?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 집에서 직장까지의 거리는
30분이면 걸어 다닐만한 거리인 1.2km에 불과하다.
가는 길에 큰 언덕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자연스럽게 거부감이 생기지만
걸어서 30분 거리인데 그 거리 때문에 7만 원 이상의 돈을 낸다고?
태생이 짠순이인 내게는 용납할 수 없는 요금이다!
그래서 걸어 다녀보기로 결심을 해보았다.
예전엔 그렇게 쌩쌩하게 걸어 다녔던 거리였고
심지어 더 긴 거리도 쉽사리 걸을 수 있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언덕이 언덕 위에 언덕처럼 보이고 괜한 핑계를 대고서라도 버스를 타고 싶어 졌다.
쌩쌩했던 20대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너 걸어갈 거지?" 혹은 "또 걸어가?" 였는데
그렇게 항상 걷던 나였는데 , 남자친구랑 주말데이트를 할 때에도 평소보다 많이 걷게 되거나 하면
에너지소모가 쉽게 되어 빠른 시간 내에 녹초가 되어버리고 말아 버리는 내 모습에 현실적 타격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시절엔 그렇게 쉽던 그 흔한 걷기가 이제는 큰 결심을 해야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물론 나는 다시 도전하고 있지만 , 항상 걷는 나를 힘들겠다며 바라보는 그 눈빛과 말들이 이해 가지 않았는데 이젠 반대로 그 눈빛과 말들이 그리워졌다.
걷는 게 뭐가 어려워? 라며 당당하게 걸어갔지만 빨리 집에 가고 싶다를 입에 달고 있는 나,
다시 쌩쌩해져 볼 것을 다짐해 본다며 큰 포부를 쓰는 지금 이순간도 내가 이걸 지킬수있을까 라며
확신없어하는 모습이지만 , 그래도 해본다.
'나는 안 그래' 라며 외면했던 것들.
이를테면 삶을 편하게 해주는 버스와 대중교통에 익숙해져 걷기가 낯선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