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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영 Jul 31. 2021

가장 현실적인 성교육 1.

'지적장애' 아이의 성교육



아이가 각기 '중3', '6학년'때 후쿠오카를 갔다.

그 여행은 아이들이 조르고 목말라 가게 된 것이라, 나는 ‘비행기표’와 ‘호텔’만 예약하고 모든 일정은 아이들 스스로 계획하게 끔 했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과감한 도전을 했다)


물론 없는 살림에 ‘비행기값’과 ‘호텔비’가 아까웠지만 무엇인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실패하고, 좌충우돌 해 보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지 않을까?' 하는 나의 꽤나 용감하고 무모한 도전이였다.     


아이둘이서 머리 맞대어 조사를 해봤자 얼마나 해 봤을까?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호텔'까지 찾아가는 것만도 ‘정글탐험’ 같이 힘들었고, 그때는 마침 최악의 폭염이 왔던 2018년도 7월의 방학때 였다. 그때 흘린 땀만 내 40년 평생흘린 것 보다 많았 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때 버스타는 법과 길을 가르쳐준 친절한 한국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당신의 도움이 없었으면 ‘국제미아’가 될 뻔 했다)     


여행은 주로 ‘게임박람회’나, ‘피규어상점’을 2박3일 내도록 다니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이 계획한 여행은 일본의 ‘게임'과 '피규어'를 구경하기 위한 것이였다.)


마지막날, ‘피규어’ 한점씩을 선물 해 주려고 아이들에게 골라보라고 하며, 땀을 식히고 있는데,     


큰아이 후니가 '쭈뻣쭈뻣' 말을 꺼낸다.     


“엄마...저 쪽 가 있어”


“..........??”     


피규어를 고르다 말고 엄마보고 저리가라니?     


“왜? 서로 잃어버리면 큰일 나!!”


“...저 쪽 가 있어”     


망설이다. 아이가 보일 수 있는 만큼 100미터 쯤 멀리가주었다.

사람으로 붐비는 '쇼핑몰'인데다가 '매대'가 촘촘히 있어, 나는 '아이를 잃어 버리지는 않을 까?'하며 작은 아이 손을 '꽉' 잡고는 눈에서 아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초집중을 하며 아이동선을 따라다녔다.     


“어?”


순간 웃음이 "빵" 하고 터졌다. 아이가 ‘야한 피규어’를 고르고 있는 것이었다!!

맞다. 아이가 아무리 성장이 늦되어도 ‘그럴 나이’가 된 것이다.     


고르고 골라 갖고온 피규어는 가슴과 엉덩이가 아주 비정상적으로 확대되고 노출된 옷을 입은 여자 캐릭터 피규어였다.     


“엄마 이거 사도 돼?”


“(웃음) 사도 되지~~ ”     


그래, 아이에게 성교육을 시켜줘야 할 때가 되었다. (아니 사실 넘었다.)     


엄마혼자서 '남자아이' 성교육을 어떻게 시켜줘야 하지? 하면서 평소 ‘유튜브’도 시청하고 관련된 책도 읽어 보고 하긴 했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다가 오니, 당황 스러웠다.     


“후나~~~ 이 여자분의 몸은 지긋이 과장 된 거야...알고 있지?”


“응...엄마도 안 이래”


“(좌절......)그....그래 현실적이지 않는 몸인데, 사람들이 원하는 여자몸을 이렇게 과장해서 인형으로 만든거란다.”


“그래도 좋아”


“그래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자랑하며 억지로 보여주려 하면 안돼, 그냥 보고싶어하면 보여주면 되는 거야 알았지?”


“왜 그래? 멋진데...?”


“그건말야.........억지로 보여주는 것도 때리는 것과 같은 폭력이 될 수 있어”     


아이쿠야!! 어렵다. 귀국을 하면 성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생각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문제에 대해 자연스런 관심을 보인다. 이성간에 서로 놀려대고,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에 대해서 깔깔대며 이야기 한다. 또 자기들이 갖고 있는 육체적 욕망을 즐거운 마음으로 인정한다. 그들은 자기 몸을 만지기도 하며, 가끔 자위 행위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성적인 행위는 생활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부모와 아이사이 하임G. 기너트 외)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가 이렇게 생겼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아기가 만들어지고.....

이런 성교육을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윤리’와 ‘도덕’을 운운하며, ‘사회정의’를 이야기 해봤자 우리아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딴세상이야기’다.


'지적장애' 아이에게 '맞춤 성교육'이 필요했고, 각종 영상과 자료를 찾아 헤멘 

뒤 결심에 이르렀다. 가장 현실적인 성교육을 해야만 한다!!     



“후나~~~ 여자친구친구랑 손 잡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되?”


“잡으면 돼”


“그러면, 갑자기 니가 다가가서 한 대 때리는 것과 같은게 되는데?”


“안 때렸는데?”


“여자친구가 원하지 않는데 손을 잡는 것은 때리는 것보다 더 아플 수 있어”


“때리면 안돼...그건 나쁜거야”     


휴~~~~어렵다. 이렇게 하루하루 시작된 아이와의 성교육은 이렇게 진행된다.     




“어떤 여자친구가, 지금 후니 너무 좋다고 '같이 자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왠 ‘떡’인가? 할 거야”(얼굴이 붉어진다. 귀엽다.)


"지금 후니는 아직 20살이 안되었는데?”


“그런걸 그냥 지나치면 친구들 말에 ‘고자’나 ‘바보’ 라고 했어!”


“친구들이 잘 못 알고 있는거야”

같이 자게 되면, 그때부터 후니는 '어른'이 된거야, 어른은 어떤 사람이라고 했어?

스스로 먹고, 입고, 자고, 다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엄마가 말했지?”


“난 아직 못해”


“그렇지!!! 그렇게 되면 후니는 이제 어른이니깐 엄마랑은 못살고 독립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럼 돈도벌어야 하고 생활도 책임져야 해서 학교는 더 못다니게 되겠네?”


“그럼 돈은 어디서 벌어?”


“돈은 .....후니가 ‘미성년자’에 ‘중졸’이 되니깐, ‘아르바이트’ 같은 것을 하거나,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될거야 ..미성년자는 최저 시급밖에 못 받으니까...(한시간 8,420원,  8시간 일하면 하루 7만원, 합쳐보면 한달에 많이 벌어도 140정도 버는데...)


”..............어려워“


”간단하게 말하면 여자친구랑 자게 되면' 아기'가 생길 확률이 많아져“


”아기 귀여워“


”그래! 후니 '아기' 귀여워 하지? '아기'생기면 잘 해 주고싶잖아, 맛있는 것도 먹이고 좋은 옷도 입히고....“


”응 엄마처럼 해줄 거야“


”그런데 생각해봐...한달 140벌어서...어른이니깐 당장 나가서 살게되면 월세 30만원이라고 하고, 공과금이라고 전기세, 가스요금, 수도요금, 휴대폰 요금, 인터넷요금...등등 50만원쯤 나가, 그런데 '아기 분유랑 기저귀'도 사야하고.....아기 옷도 사 입혀야 해“ 


계산기를 가져와서  아이보는데서 해 준다.

(기저귀 한팩 만원 일주일에 적어도 서너 팩...분유 한통 만오천원 일주일 적어도 다섯통........기저귀랑 분유만 한달 50은 잡아야 겠다. 그리고 아기병원가고...............)


"어이쿠 니가 좋아하는 여자친구인 '아기엄마'는 치킨한마리 배달 시켜먹기도 어렵겠다.야“


”.......................그럼 지금 안할래“


”(웃음)그렇지!! 그러니깐 어른이 되고, 후니가 스스로를 책임질 때 까지는 ‘어른행동’을 하면 안되는 거야“   


 


      

후나~~~니가 어른이 되어서 말이야 여자친구랑 ‘뽀뽀’를 하거나 ‘같이 자는데 ’갑자기 여자친구가 '하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해?“


”하던거 계속해야지 어떻게 해"(웃음)


”아니야...여자친구가 ‘싫다’ ‘안한다’고 말한 뒤로부터는 너는 ‘성추행’ ‘성폭행’을 하는 것이 된단다“


”그럼 감옥가?“


”그렇지!!!“     


     


”후나, 뭐해?“


급히 컴퓨터를 끈다.


”야동 보는 구나? 그건 '소리'나 '행동'이 과장된 거야~~“


”이것도 과장이야?“


”그래 사람들이 보기에 좋으라고 마구 과장해서 연기하는 거야“


”이게 없는 일이야?“


”대부분 없는 일이라고 볼 수 있어!“     


아이가 성적인 행동을 할 때 부모는 과민하게 반응해서도 안되고 그런 행동을 무시해서도 안됩니다. ‘더럽다”고 과민하게 반응한다면, 아이가 성장한 후에 성적인 문제를 일을킬 수 있습니다. 또 무시한다면 아이가 다른 사람 앞에서 성적인 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입니다. 그런 행동은 어른이 되었을 때 침실이나 욕실에서 혼자서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햐야 하는 거라고 아이에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노경선)     


남들은 내게 말한다. 이 험한 세상, 남자아이 둘만 낳았으니, ”걱정없이 발 뻗고 자겠다“라고 말이다.

남자아이라고 해서 ‘성추행’ ‘성폭행’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늘 생각해야 할 것은 ‘피해를 당할 수’도 있지만, ‘우리아이가 성추행, 성폭행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100% 안전하지 않은 ‘피임’에 대한 이야기와, ‘혐오가 없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고 아이가 이해 했는지의 과정을 앞으로 소개해 보겠다.


‘책임있는 성’에 대해 배우고 익혀나가는 아이를 보며 오늘도 나는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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