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을 멘 소년 (5)

by 리베라



잠잠히 나를 바라보던 소년이 말했다.


“나는 커다란 달이 되지 못했어.”


소년의 까만 눈동자는 환한 달을 품고 있었다.

너에겐 이미 달빛이 있어.

나는 말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

소년의 목소리가 초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년은 나의 눈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나도 소년의 눈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소년은 덤불 속에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빠르게 달렸다.

뾰족한 가시는 얼굴을 찔렀고,

커다란 가방을 찢었다.


나는 가시 틈새로 손을 넣어,

살며시 소년의 옷자락을 잡았다.

소년은 가늘게 떨리는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아주 꽉 잡았주었다.


소년은 달렸다.

수없이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달렸다.



나는 소년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이전 05화책가방을 멘 소년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