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을 멘 소년 (7)

by 리베라


소년은 찢어진 가방 사이로 두 손을 모두 꺼냈다.

그리고 두 팔을 크게 벌려 나를 안아주었다.



벌어진 가방 틈새로 씨앗이 흘러 나왔다.


동그란 씨앗,

네모난 씨앗,

세모난 씨앗.

구겨진 씨앗도 주름진 씨앗도 있었다.



땅에 스며든 씨앗은 하나, 둘 무지개 꽃을 피워냈다.




바람에 휘날리던 꽃잎이

소년의 이마에, 나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나는 알았다.

이 향기는

내가 아주 오래 전부터 맡아왔던 향기라는 것을,

뽐내지 않아 보이지 않았을 뿐

늘 내 옆에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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