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즈음,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거나한 상태로 집으로 가던 길.
낯익은 실루엣의 한 중년 남자가 비틀거리며 내 앞을 지나친다.
내 아버지.
그 고단한 일상에 뭐가 그리 기분이 좋으셨는지
노래를 부르며 중간중간 추임새도 넣고, 춤까지 추신다.
그런 아버지가 창피해 서였는지,
그 흥을 깨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난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그 자리에서 담배를 서너 대 피운 후에야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년이 넘었지만
이제와 그때 집으로 향하던 그 귀갓길이 그리움은
못다 한 말이 아쉬워서일 게다.
"아버지! 뭐가 그리 기분이 좋으십니까?"
혹, "너희 자식들 때문에 기분이 좋았노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던 것일까?
그때 그 아버지의 뒷모습, 구부정하고 지친 어깨가 많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