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사람

by 카이

결혼 전 아내에게 “떵떵거리며 살게는 못해도 존경받으며 살게 해 줄게!”라는 약속을 했었다.

실은 그저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겠다.’는 의미로 한 말이었지만, 굳이 ‘존경’이니 ‘약속’이니 하며 거창한 단어로 표현한 것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조금 더 매력적이고 낭만적으로 보이고픈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당신과 결혼한 이유는, 당신과 결혼하면 평생 사랑받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야!”라는 아내의 결혼 동기 또한, 짐작컨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매력적이고 낭만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매일매일 고민했던 나의 노력 때문은 아니었을까?


회식으로 술에 취해 늦게 귀가한 나는 다음날 아침 출근 전 아내와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 여전히 아내에게 어떤 멋진 말을 할지 항상 고민하는 나는 여전히 낭만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가 보다.


“도원아 어제 아빠가 늦게 와서 미안,
오늘은 일찍 와서 도원이랑 놀아 줄게.
사랑해 아들.”

“어제 늦어서 미안.
오늘도 수고해요.
아주 많이 사랑해요.
너무너무 고마워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어쩌면 이것이 내가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게 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또 지금껏 서로를 신뢰하고, 세상 그 어떤 부부도 부럽지 않을 만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결혼 전 나의 약속이 아니었더라도 아내는 이미 스스로 ‘존경받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언제나 가족에게 감동을 주는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남편과 아빠가 되겠노라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새로운 약속을 해본다.


오늘도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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