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사는 건 어때?

by 카이

‘K팝스타’란 오디션 프로그램을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시청할 만큼 매우 열성적인 팬이었다. 가수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의 재능과 끼를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거니와 개성 넘치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듣는 것 역시 다른 방송에선 볼 수 없는 큰 재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박진영 위원의 심사평은 언제나 기대가 될 만큼 독특하면서도 재밌었다.


“노래는 대충 불러야 됩니다.”라는 박진영의 심사평. 오디션에 나와서 대충 하라니! 이건 무슨 소리야? 잠시 후,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부담을 느끼게 되고, 몸에 힘이 들어가서 좋은 노래를 할 수 없다.’는 뜻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 생각하니 ‘대충 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듯하다.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집안일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회사에서 하는 일도 그렇고, 돈 버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다. 웬만해선 잘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면 거기서 끝날 것이라 착각한다. 어차피 만족하지 못하고 또 새로운 목표를 정할 거면서 말이다.


1억을 모으는 것을 달성했다고 재테크를 그만 둘 사람이 있을까? 10억은? 혹시 100억은?

열심히 공부하여 10등 안에 들었다고, 1등을 했다고 과연 거기서 공부를 멈출까?


“집안일이 끝나야 쉬지!”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무슨 외식이며, 여행이야?”

“공부도 못하는 녀석이 뭐가 어째?”

어차피 끝나지 않을 것들인데, 조금만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 가끔씩은 좀 대충 하면서 살자. 완벽하지 않더라도, 좀 찝찝해도 괜찮으니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고 싶었던 것도 사고, 하고 싶었던 것도 하면서 그리 살아 보자.


아주 쪼금씩만 대충 사는 것이다. 아주 쪼금이지만, 그것이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 큰 위안이 되어 내일을 살게 하는 힘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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