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의 숫자가 변해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내게도 의미가 바뀌었다고 할까? 아니면 그 중요성이 달라졌다고 할까? 그런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생일이다.
어린 시절 생일은 내게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굳이 칭찬받을 일이나 축하받을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모두에게 축하와 선물을 받았고, 용돈이 생겼으며,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참 좋았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아침부터 생일이라 하여 가족, 후배, 선배, 동료, 친구 등 많은 이들에게 축하의 문자와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어른이 되어 내 노력이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로 축하를 받는다는 것이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해 준다는 것이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정성과 노력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감사해야 할 일인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망하고 부끄러운 감정을 숨길 수 없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의 나의 모습이 아직은 내가 꿈꾸던 모습에 미치지 못한 때문인 듯하다.
아마도 나는 아직 완전한 어른은 아닌 듯싶다. 혹, 아직까지도 철없는 꿈을 꾸는 ‘어른 아이’는 아닐까?
하지만 오래전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고, 꿈을 향해 느리지만 한발 한발 천천히 나아가는 모습에서 헛된 꿈을 꾸는 못난 어른은 아닌 듯싶다.
언젠가 내 노력과 의지만으로 꿈을 이루고, 그 이룬 것들로부터 인정받는 날, 그때는 생일 축하도 기쁘고 당당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서 빨리 그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