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낙엽

by 카이

이리저리 둘러봐도 좀처럼 여유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참 바쁘게도 돌아간다.


특히나 출․퇴근 시간이면 그 여유 없음이 온 세상에 전염이라도 된 듯 모두가 좀비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주변을 돌아볼 잠깐의 여유조차 없는 각박한 세상에 사는 듯하여 서글프기까지 하다.


이제는 필수품이 되어 버린 스마트폰은 3G에서 5G까지 10여 년 만에 그 차이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였고, 컴퓨터는 물론이거니와 TV, 냉장고, 에어컨 같은 가전들조차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니, 지금의 세상을 스피드의 시대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빨리빨리’의 대명사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런 스피드의 시대에 IT분야는 물론 각종 산업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이루어 냈음을 부정하거나, 그것이 잘못되었다 말할 수 없음은 분명하지만 그러므로 왠지 걱정스러운 생각이 드는 건 나 혼자 뿐일까?


스피드에 중독된 우리 부모들은 오로지 또래 아이들보다 앞서기만을 바라고 자식들을 다그치니, 지금의 아이들이 잠시 멈춰 뒤돌아 볼 여유를 배우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듯도 싶다.


오늘 길을 걷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보았다. 6월의 낙엽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2~3일간의 이른 장맛비조차 감내하지 못하고 홀로 바닥에 떨어져 버린 낙엽. 비에 젖은 채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그 이른 낙엽을 보고 있자니 외롭고 쓸쓸함에 짠한 기분마저 든다.

아직 3~4달은 지나야 가을이거늘 무엇이 그리 급해 벌써 색이 바래고 뻣뻣하게 말라 바닥에 떨어졌을까? 가을에 만났더라면 누군가에게 추억과 낭만을 선물하는 귀한 존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우리의 삶도 빠름과 느림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6월의 낙엽처럼 홀로 바닥에 떨어져 외롭고 서글픈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스피드의 시대,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6월은 푸름이지 낙엽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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