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GETTING MOR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gi Seo May 10. 2021

영어 감각과 언어 감각의 상치

토익 점수는 영어에 대한 언어능력지표를 나타내지 않는다.





금일 월스트리트 잉글리시(WSE)에 들려서 횟수로 세 번째 수강을 위한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일전에 긁적인 국내 영어교육 비판론에 이 아카데미의 영어교육방식도 한몫 거들었는데, 가게 된 계기는 일단 본래 계획으로 두었던 IELTS 시험의 두 번째 응시를 위해서다. 4월 말에 보려 하였으나, 이것저것 원서를 보다가 정작 시험을 위한 모의테스트를 하지 않아서 5월 말이나 6월 초쯤에 시험을 보려고 계획을 변경했다.




레벨테스트 결과는 총 20 등급 중 레벨 18이 나왔다. 컨설턴트가 말하기를 이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엘츠 오버롤 6점대의 학생들은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레벨테스트를 잘 보면 THRESHOLD('문턱') 수준에서 결과가 나온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학원에 벌써 횟수로 세 번째 등록하는 고인 물 고객이라 서울에서든 부산에서든 기회가 나면 한 번씩 레벨 테스트를 받고 상담만을 받곤 했다. 그게 그러니깐 레벨테스트도 난이도가 세 가지로 나뉘는데, 중간 난이도로 할 때는 나의 아이엘츠 점수와 비슷한 수준의 레벨 10이 나오는데 반해 고난도의 레벨테스트에서는 항상 레벨 17이 나왔다. 그런데 오늘 다시 본 결과, 반년만에 레벨이 한 단계 뛰어서 18을 받았다.



그러면 이미 아이엘츠 오버롤 9점의 영어 수준(원어민도 보통 7.5점 받는다는...)을 가지고 있다는 거 아닌가?  





이 학원의 레벨테스트는 문제은행식 형태로 진행되는데 테스터가 문제를 맞고 틀리는 수준에 따라 다음에 나오는 문제의 수준이 달라진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레벨 테스트는 시작이 레벨 14에서 시작해서 응시자가 문제를 맞히고 틀리는 수준에 따라서 상향 혹은 하향 조정되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30분 간 진행된다.


이번에는 저번에 봤던 고급 테스트 문제 종류와 똑같이 진행되다가 중반부에서 갑자기 풀어보지 못했던 문제가 나와서 제법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건 동사의 형태(suffix, 접미사 변형)를 묻는 문제였는데, 주어진 문장의 빈칸에 들어가는 동사(문장 맨 마지막에 주어져서)의 형태를 올바르게 변형시키는 거였다. 총 5개 정도였는데, 답안은 보통 -ed, -ing 형태의 형용사구로, 2 형식이나 5 형식 문장에서 주로 쓰이는 동사들을 수식하는 주격 보어 및 목적격 보어에 들어가는 동사의 변형(과거분사인지 아니면 현재분사의 의미가 맞는지를 묻는, 이를테면 There was nothing he can improve it now. He felt (help) him on that ~. 문장에서 help의 형태를 묻는)이었다. 그중 한 가지는 내 생각에 형용사 형태('understandable', 당연한)로 바뀌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이것 다음 섹션의 문제들은 포멀(formal) 영어 혹은 평상시(casual) 표현에 어울리는 대화의 짝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들로 구성되었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빨리 찍었다. 그러자 곧바로 시험이 종료되었다는 축하 메시지가 떴다. 이러면 컴퓨터가 이 시점에 멈춘 등급이 나의 수준이라고 결과를 도출했다는 뜻이다. 왠지 이전과 다른 유형의 문제를 마지막에 풀었으니, 모(레벨이 떨어지거나) 아니면 도(등급이 올라가거나)라고 예상했는데 운이 좋게 이 학원에서 가리키는 최종단계의 레벨(Mastery Level 18)을 받았다. 그리고 출국 전 유학생을 위한 단기 과정으로 약 140만 원 상당의 3개월 코스를 등록했다.


즐겨 읽었던 원서 'GETTING MORE' 저자 와튼 스쿨 Diamond Staurt 교수가 언제든 시도해라는 협상(Bargain) 기술을 상담 과정 간에도 이전에 할인받았던 계약서, 타사 학원의 수강 가능성을 통해 컨설턴트의 머릿속에 '수강료는 타사보다 많이 비쌈.'이라는 그림을 그려줬을 뿐만 아니라 3 재등록 수강생임에도 불구하고, 출국자 과정은 수강시기가 짧고 실제로 나는 출국하지 않는다(온라인 과정) 이유로 5% 받을  있는 최대 할인율이었다. 어쨌든 내일부터 나의 영어 습득방식에 있어서 지금까지 음미만을 하고 서술적 행태를 학습한 영어를 최대한 절차적 지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맥락에 의한 말하기 연습과 거기서 받는 피드백을 다시 체화시키기 위해  달은 절박하게 공부할 예정이다. 이것과 함께  번째로 응시할 아이엘츠에서는 예상보다 적게 나온 리스닝과 스피킹 점수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월스트리트 잉글리시(Wall Street English) 학원의 특징은 영어 사용만을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서 오로지 영어 몰입을 하는데 모국어 간섭을 배제시킨다는 것이고, 이전에  학습원리에 대해서 꼬집은 적이 있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언어의 기원 자체가 가장 극과 극으로 떨어진 국어를 가진 외국인에게는 ESL(English Second Language) 학습이 아닌 EFL(English First Language) 사실 필자가 앞선 섹션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미드를   이해가 되지 않는 표현이라면 소귀에  읽기 하듯이 들리고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맞다. 무슨 맛인지도 음미해본 적이 없는 영어 문장을 백날 듣고 백날 떠들어봐야 머릿속에는 아무런 전기적 자극이 오지 않기 때문에 불이  켜진 방안에 시커먼 글자와, 음대역이 다른 소리만이 지나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면 나는    학원을 선택했다 말인가?


가운데 원안의 영어식 어감 비율(원어민은 이게 100%)이 '진짜' 영어 감각이고, 이것을 아우르는 바깥 영역은 토익이나 시험 영어를 위한 기존의 모국어를 토대로 익힌 언어 영역임


그것은 아이엘츠 점수에서 가장 낮게 나온 스피킹과 그리고 예상보다 적게 나온 리스닝의 점수를 만회하기 위함인데, 이 두 과목의 특징은 앞서 말한 대로 영어식 어감(맛을 음미해서 뇌에 각인시킨)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어 테스트 영역이다. 그러니깐 위의 그림과 같이 외국인들이 가진 모국어 어감의 비율보다 실제로 원어민들의 영어식 어감 비율을 더 요구하는(뇌에서 베르니케와 브로커 영역에 해당) '진짜' 영어 능력이 필요로 하는 과목 둘이다. 그런데 이것은 원어민들처럼 어릴 때부터 수없이 사용하여 몸에 자연스럽게 체화되면 우리가 모국어를 듣고 말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반응이 이루어지지만(감각적), 문법이나 어떤 문장의 논리적인 측면(발화의 순서)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어느 나라 건 자국의 모국어를 발화할 때 문법에 개의치 않게 구사하고 그러한 관용적인 표현들을 쉽게 알아듣는다. 왜냐하면 모국어는 말을 하고 들음으로써 체화가 된 것이고 이것이 그 나라의 언어 관습이고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스피킹이나 리스닝 과목이 점수가 낮은 까닭을 예상한다면 첫 시험에 약간 긴장한 것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아이엘츠 아카데믹에 해당하는 분야의 대화 내용이나 스피킹 주제에 대해 말하고 들었던 시간이 원어민 대비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체화는커녕 음미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 7.5점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아이엘츠의 리딩 영역은 어떻게 문제를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을 구조적으로 개관하는 기술을 알고 있었고, 단지 문제에서 묻는 것과 보기 답안의 매칭에서 정확한 해석력(영어식 어감 능력)에만   노력을 기울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앞서 말한 개관하는 언어 기술은 모국어를 기반으로  문제를 얼마나 요령 있게 푸는 지의 '의식적인 습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결코 찬찬히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의미를 곱씹어보고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사용해 봄으로써 체화되는 영어식 어감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스캐닝과 스키밍을 하면서어느 정도 어휘력이 있어야만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있으므로 학문 분야의 어휘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유추능력을 갖췄다고   있다.


라이팅은 어휘력에 대한 유추능력(맥락에 맞는 어휘 사용)뿐만 아니라, 글을 전개해나갈  본인이 지금껏 지난하게 영작해봄으로써 축적된 영어식 표현(어감) 발화(속발음) 원어민의  같은 발화 습관(사고방식) 최대한 가깝게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글의 구성력이 자신의 모국어 기반과 같이 글의 전체적인 구조를 라이팅 문제의 유형별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작문은 언어의 '종합 예술'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든 원어민이든 가장 까다로운 영역인 것이다.


한국인은 운이 좋게 영어 자체에 대한 어감 능력이 가장 필요로 하지 않는 리딩과 리스닝(출제 패턴이 일정함)이라는 두 가지 영역에 대한 테스트인 토익에서 시험에 대한 요령만 있어도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실제로 영어에 대한 언어감각이 뛰어나서 토익점수도 고득점을 받는 집단군과 단지, 모국어에 대한 언어능력을 기반으로 의식적으로 습관화하여 이 문제 푸는 요령으로 고득점을 받는 집단군을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나 실질적인 구사력을 요구한다면 전자를 기반으로 진짜 영어 어감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야 할 것이다. 단지 시험문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대한 프로세스(이것이 필요한 분야는 '데이터 문해력'이다...)에 대한 분석으로 예상되는 답안을 쉽게 추출하는 언어 영역 기술은 영어냐 한국어냐에 관계없이 말 그대로 비지(?)니스에서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업무 스킬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만 봐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The Story of the me(not dumm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