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문장은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
내 끝에는 시작이 있다.
- TS 엘리엇
흔히들 영어는 두괄식 언어라고 한다. 반면에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며, 문장에서 중요한 내용을 주로 뒤에 내뱉는다고 한다. 하지만 규격화시킨 영어 작문의 원리에서 영어 역시, 문장에서 화자가 정작 말하려는 바는 문미(End Sentence)에 위치시킨다.
이것이 영작기술의 첫 번째 핵심이고, 이것을 반복하면 전체 문단의 응집성(Coheshion)과 통일성(Coherence)을 유지할 수 있다. 곧 영작 점수를 올리는 원리다.
네이티브가 말하는 것을 처음부터 잘 알아들으려면, 그들이 처음 내뱉는 단어부터(주어+동사) 잘 알아들으면 된다. 하지만, 정작 원어민들은 주어+동사를 내뱉을 때, 발음이 한국어처럼 명확하게 내뱉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또한 글쓰기에서는 분사구문을 밥먹듯이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한 문장 형태로 시작하는 경우가 또한 드물다.
그러면 영어 문장에서 핵심어(주어+동사)가 먼저 등장하기는 하나, 이것을 잘 캐치하는 것보다 후미에 나오는 수식어구라도 이해하면 된다. 다행히도 이 수식어구는 보통 영작에서는 ‘새로운 정보‘로 나타내라는 암묵적인 원리가 있기 때문에, 이게 사실 화자나 글쓴이가 전달하려는 정보일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영어도 중요한 정보는 문두가 아니라, '문미'에 위치하고 이 부분을 구(형용사구/전치사구/부정사구)로 나타내어 앞서 말한 문두의 내용을 상세설명한다. 이를테면 다음의 문장과 같다.
Thanks to the steam engine, workers were able to run machines. [한국어식 사고 배열]
증기 엔진 덕택에 노동자들이 기기를 돌릴 수 있게 되었다.
The steam engine enabled workers to run machines. [영어식 사고 배열]
증기 엔진이 노동자들을 기계를 돌릴 수 있게 하였다.
여러 영작문 책을 참조하면, 위의 문장 구조의 변환이 한국어 사고방식으로 영어를 영작한 경우(부사구 남발, 수동적인 표현)에서 네이티브 영어(사물 주어 사용, 5 형식 동사 원리)를 만드는 구조라고 한다. 여기서 바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우리가 두 번째 영어 문장을 번역한 뒤, 이 번역문장을 토대로 다시 영작할 때 두 번째 영어문장 그대로 나오면 되는데, 중간에 멘털리즈*(사고의 언어)를 거치면서 한국어식 사고방식으로 영작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영어식 사고방식과 한국어식 사고방식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봤다. 다음 편에 이 영어식 사고로 작문하려면, 왜 문두에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 문미에 배치하는지를 알아보겠다.
* 멘털리즈(Mentalese) 개념 참조
참고서적
1. 스타일(2018; 조셉 윌리암스, 조셉 비접)
2. 완벽한 공부법(2017; 고영성, 신영준)
3.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말하고 쓰는 법(최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