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효과(Recency Effect)
내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내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 욥기 8장 7절
저번 시간에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글을 읽히기 위해서 영어식 사고(구정보->신정보)로 배열하면서, 이어지는 문장의 첫머리를 이전 문장과 관련 있는 내용으로 시작(hook)해야 글의 '응집성(Cohesion)'이 높아진다는 것을 살펴봤다.
글에서 '문장을 단위로' 앞뒤 문장의 결속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원리가 '응집성'이다. 쉽게 말하면, 화자가 새롭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문장의 말미)를 반복해서 다른 말로 바꿔서 시작하거나 지시어로 가리켜서 이어줘야 한다는 거다.
영작시험뿐만 아니라, 자신의 논지를 주장하는 글의 요구사항(아이엘츠 채점항목)으로 이 응집성과 같은 채점기준으로 보는 항목이 하나 더 있다. '하나의 문단' 내에서 모든 문장들이 그 문단의 핵심주제(메시지)를 다루고 있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통일성(Coherence)'이다.
다시 언급하지만, 영어는 두괄식 언어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문단 단위가 아니라, 문장 단위에서는 앞보다 뒤에 중요한 정보(새로운 내용)를 배치해라는 영작의 원리가 있기 때문에 문장의 머리 부분(핵심어 자리)에 반드시 핵심 메시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머리 부분은 독자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화제)이라서 익숙하고 간결하게 시작하라는 영작의 규칙이 있다.
즉, 영어식 사고의 프레임은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내뱉는 경향대로 중요도가 높은 순으로 말하는 구조 [화제제시 -> 화제에 대한 논평]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사실 -> 화제 언급 시작 -> 새로운 정보(Thesis)]라는 순서를 띤다.
또한 문단 단위에서 주체가 되는 대상(행위자)이 각 문장마다 동일하거나 덜 바뀌어야 한다. 첫머리의 모든 글이 추구하는 공통적인 목표는 독자가 읽기 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긴 문장을 볼 때, 처음에 제시한 화제부를 읽다가 이어지는 핵심 메시지인 주제를 보게 되면 기억의 잔상에는 주제의 내용(Thesis statement)이 남게 된다. 그래서 끄트머리에 자신이 정말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는 것이 인지 심리학 측면에서 메시지 전달에 훨씬 효과적이다.
우리 머릿속의 '사고의 흐름'을 영어권 국가의 교수나 작가(교양 있는 원어민)들이 권장하는 글의 정보 배열 방식에 가깝게 만들면, 일상 의사소통을 하는데도 자신이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말을 상대방의 뇌리에 남기는 데 이득이다(‘익숙한‘ 이론 상). 그리고 이렇게 만드는 것은 습관만이 가능하고, 특히 영작을 통해 그러한 사고의 습관을 다지는 게 유리하다(필자의 ’새로운’ 주장 상).
참고 서적(Reference books)
1. 스타일(2018; 조셉 윌리암스, 조셉 비접)
2. 완벽한 공부법(2017; 고영성, 신영준)
3.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말하고 쓰는 법(최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