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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Jul 03. 2020

세대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Generation Difference

한 세대(Generation)는 고전적인 분류 기준으로 보면 약 30년간의 차이를 갖는다. 즉, 부모님과 나를 생각하면 한 세대가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보통 세대 간의 차이를 만든다, 세대 간에 차이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대를 특징하는 분류들은 너무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베이비부머 세대로부터 X(베이비부머 이후) 세대, Y(뉴 밀레니엄) 세대, Z(1990년 중반~ 2000년 초반) 세대, W(월드컵) 세대, C(유튜브) 세대, T(터치) 세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대를 특정하고, 규정하고자 한다. 이러한 세대들은 서로 이해하는데 상당한 간극이 있고 행동양식에 있어서 차이를 갖는다. 이러한 세대 간의 간극, 차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세대 간 불필요한 소모를 일으키고,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세대는 서로를 통해서 새로운 창조성을 가져다주는 효과도 크다고 본.


세대 간의 차이는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세대 간 서로 이해가 어렵다고 할 때 그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경험을 인식하는 구조와 방식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베이비부머, X 세대를 보자. X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친 세대로서 베이비부머 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풍요로웠으며, 자기 자신의 표현이 강한 세대이지만 경험을 인식하는 측면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동일하게 연대기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갖는다. 즉, 베이비부머, X  세대는 경험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축적되는 것이고, 자신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지식의 습득도 대부분 책을 통해서 얻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후 세대인 Z, C, T 세대들은 경험을 연대기적으로 축적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이 세대들은 유튜브 세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 보급 이후 유튜브의 출현으로 글이나 말보다는 영상에 친숙한 세대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 터치를 경험하였으며,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쇼핑을 하고, 음악을 듣고, 소통을 한다. 플랫폼을 통해서 언제든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경험은 내가 꼭 직접 할 필요는 없다.


'책을 읽어야지', '인터넷 기사보다는 신문을 읽어야지', 조직에서 업무를 할 때도 '직접 만나서 협의를 해봐야지', 이메일보다는 '얼굴 보고 회의나 보고를 해야지' 등등의 행동 양식들은 X 세대까지는 이해되고, 공감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세대에게는 '꼭 그렇게 해야 돼요?' '왜 그래야 돼요?"라는 반문 일으키게 된다. 그러면, '요즘 사람들은 세상을 너무 쉽게 산다', '그래서 무슨 성과가 있겠느냐?', '열심히 하는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공부가 되느냐?' 하는 반문을 다시 하는 게 그 이전 베이비부머, X  세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이 간극을 좁힐 수 있겠는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현재와 미래의 세대가 과거의 세대로 되돌아가서 과거의 세대를 이해하여 간극을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과거의 세대가 앞선 세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직에서 은퇴의 시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을 세상만 탓할 수만 없지 않은가? 현재와 미래 세대를 받아들이려는 이해와 노력만이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세상에 오래 존재할 수 있다.


세대 간의 차이는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Z, C, T 세대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을 인식한다. 당연히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도 있지만,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 이전 세대들은 자신을 생각하지만, 자신보다는 조직이 우선이고, 공동체가 우선이다. 가족의 경우를 보더라도 자신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을 기준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이 잘되야 내가 잘된다는 인식이 기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 헌신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조직과 관련된 일은 무엇보다 우선한다. 예를 들어 부서 회식을 하더라도 개인 사정은 다 뒤로하고 부서원 전원이 참석하기를 희망한다. 일이 있으면 야근이나, 특근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도 내심 못 마땅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면으로 일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반면에 Z, C, T 세대들은 회식을 하더라도 '내가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는 것'이다. 회식은 업무 성과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근무시간 중에 집중해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맞지 야근이나 특근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렇듯 자신을 인식하는데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가치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가치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세대 간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노후를 위해서 저축을 해야 한다'라고 말할 때, '젊을 때 인생을 즐겨야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현실적으로 저축을 해서 집을 장만하기도 어렵고 생활이 빠듯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인식이 있다. 인생의 총길이를 봤을 때 내가 건강하고 자유로울 때 인생을 즐기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 노후의 즐거움보다 동일한 투입(Input)으로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동일한 투입(Input)에 더 큰 즐거움(Output)을 낼 수 있는 시기(Time)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러면, 인생 총 즐거움(Output)의 크기가 커진다는 인식이 있다.


고래부터 현재까지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 세대 간의 차이이다.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세대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가치(Value)의 문제가 아니다. 인식(Awareness)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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