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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Aug 29. 2021

일 잘하는 사람의 태도

[커넥트북]일을 잘한다는 것 +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

일을 잘한다는 것


오늘 리뷰할 첫 번째 책은, ‘일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야마구치 슈와 구스노키 겐, 두 저자가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야마구치 슈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쓴 전략 컨설턴트입니다. 게이오대에서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학미술사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에, 광고회사 덴쓰를 시작으로 전략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과 AT커니 그리고 HR 컨설팅 회사인 콘페리헤이그룹을 거친, 아주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스노키 겐은 히토쓰바시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입니다. ‘히스토리가 되는 스토리 경영’을 비롯해서 여러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는 영어를 잘한다든지, 프로그래밍을 잘한다든지, 엑셀을 잘한다든지, 이렇게 기술, 스킬이 있는 사람입니다. 흔히 ‘일 잘하는 사람’ 하면 기술을 가진 사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전혀 아니라는 거예요. 


일을 잘한다는 게 뭔지 정의하기 전에 일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우선 일은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 하는 겁니다. 고객이 있어요. 그렇다면 성과를 내는 것, 저 사람이라면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다,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이 곧 일을 잘하는 것이 됩니다. 이걸 저자들은 감각, 센스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기술하고 감각을 대비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술은 보여주고 측정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기술을 과학이나 분석으로 본다면, 감각은 예술이나 직관의 영역입니다. 기술은 정형화되어있고, 표준화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가르칠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나 온갖 교육에서 기술을 다루는 것도 기술은 가르치는 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감각은 정형화나 표준화가 안되기 때문에 남에게 가르칠 수 없습니다.


기술과 감각의 차이는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의 차이로도 나타납니다. 제너럴리스트, 하면 좋게 말하면 여러 가지 경험을 가진 사람,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사람 같은 느낌이고, 안 좋게 말하면 뭔가 하나 특출 나게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기서 영어 general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데요, ‘일반적인, 보편적인’으로 해석하면 말 그대로 평범한 사람, 별로 특별할 게 없어서 대체 가능한 사람 같은 이미지를 줍니다. 


그런데 general에는 장군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총괄자, 수장’이죠. 이 책의 저자 구스노키는 비즈니스에서의 제너럴리스트는 돈을 버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고, 이 일은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제너럴리스트는 경영자입니다. 경영자는 업무에 우선순위를 매겨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데, 여기서 그 사람의 일하는 감각이 통째로 드러나게 됩니다. 반면에 특정한 기술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는 맡은 업무를 잘 완수하면 됩니다. 그리고 제너럴리스트와 다르게 이 업무가 분명하게 정의가 되어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술과 감각의 차이를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하면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감각의 영역이라고 강조합니다. 문제는 감각을 키우는 게 어렵다는 거죠. 기술은 정형화되어있고, 표준화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가르칠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나 온갖 교육에서 기술을 다루는 것도 기술은 가르치는 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감각은 정형화나 표준화가 안되기 때문에 남에게 가르칠 수 없습니다.


감각을 키우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피드백을 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기술은 겉으로 드러나고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영어를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티가 나고, 본인도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감각은 다릅니다.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감각이 없는 사람은 본인이 감각이 없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계속 그 수준에 머무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을 배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제시하기는 합니다. 감각이 있는 사람을 관찰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키운다, 분석적 사고와 추상적 사고를 오가는 연습을 한다, 모순을 직시한다. 이렇게 마지막 챕터에 네 가지 방법을 이야기 하지만, 책 전체의 주제는 어떻게 일을 잘할 것인가, how의 내용보다는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what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


두 번째 책은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최윤희 님입니다. 저자 소개에 보면 20년 이상 직원 교육과 인사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고요, 2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여러 해동안 승진인사위원회를 진행하셨다고 하네요. 지금은 비상교육 HR 부문 총괄 책임자로 계신다고 합니다. 인지심리, 조직심리, 조직행동을 공부하셨고요, 갤럽 스트렝스 파인더나 다양한 행동예측, 대인관계, 성격유형 검사 교육 자격을 취득했다고 나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브런치를 보면요, 채용과 승진의 기준은 ‘역량’인데, 역량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힘으로 업무에 대한 능력 X 태도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지식이나 경험은 일의 영역에 따라 달라지지만, 태도에는 두드러진 공통점이 있다고 이야기해요. 저자가 수많은 일잘러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공통적인 태도를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은 목차만 쭉 읽어도 와닿는 메시지가 있어요. 일잘러들은 자기주도성으로 일한다, 긍정 에너지를 활용한다, 일과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경쟁이 아닌 성장을 지향한다, 탁월함을 추구한다,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는다, 좋은 습관을 기른다, 크게 7가지 태도를 이야기하면서, 각 챕터마다 다섯 개 내외의 좀 더 세부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확실히 많은 연구를 하시고, 또 관찰을 많이 하셨구나 느낌이 듭니다. 각 챕터 제목에 이미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나와있지만, 본문을 읽다 보면 이와 관련된 연구라든지 인용문, 이런 태도를 잘 보여줬던 유명인, 또는 본인이나 지인의 사례가 쭉 나오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저도 책을 써본 입장에서 아 이 책 쓰실 때 엄청 조사도 많이 하시고, 지금까지 쭉 직장 생활하시면서 관찰했던 좋은 사례를 끄집어내시려고 막 머리를 쥐어짜셨을 것 같은,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일잘러는 학습민첩성이 뛰어나다’이 메시지를 위해서는 CCL,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 연구 결과를 인용합니다. 학습민첩성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배우는 경험을 즐긴다, 자료 조사, 교육, 독서, 타인의 조언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배우며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셋째, 배운 것을 빠르게 실무에 적용한다, 넷째, 일의 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CEO와 임원들이 ‘자신이 성장하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 도전적인 업무 경험 70%, 사람을 통한 배움 20%, 체계적인 교육과정 10%를 꼽았다, 또 학습 민첩성을 높이려면 개방적인 태도, 연결점 찾기, 복기하기 세 가지가 있다, 이런 이론적인 내용이 나오고, 그다음에 저자가 실제 인터뷰했던 리더들이나, 저자 본인의 사례가 나오는 거죠. 


연결점 찾기의 예로 본인이 진행했던 ‘지식축제’라는 발표대회 예를 들면서, 어떻게 사람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교회의 달란트 시장이나 대학 축제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이야기를 합니다. ‘지식쿠폰’을 만들고 참가자들이 ‘지식상인’이 되어 서로 필요한 지식을 공유하는 거죠. 교회의 달란트 시장과 회사의 지식 발표대회, 이렇게 서로 관련 없는 것들 간에 연결점을 찾을 때 새로운 성장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이 책에는 이렇게 태도에 관해서 총 36가지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게 어떤 체계적인 프레임이 있어서 top-down으로 미시하게 접근했다기보다, 저자 본인이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우선 최대한 모아본 다음에, 그걸 크게 7가지로 구분을 해놓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뭔가 틀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내용을 짜내기보다,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들만 짚어서 쭉 나열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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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는 기술과 감각을 비교해서 이야기하죠, 기술, 스킬을 가진 게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문제는 감각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배우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을 키우기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노력 중에 하나가 일 잘하는 사람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하거든요. 다만 이때 그 사람의 전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해요. 단지 일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메모하는 모습,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심지어 책상 배치나 가방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까지 보라고 합니다. 행동 습관과 생활 전체에 감각이 배어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저는 어쩌면 최윤희 님이 이 책에서 하나하나 나열한 일잘러의 태도가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감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각을 키우는 법을 하나하나 설명하긴 어려운데, 일 잘하는 사람의 모든 걸 관찰하다 보면 느끼게 될 거야,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한걸, 하나하나 써 내려간 게 이 책이 아닐까 싶어요. 예를 들어 이 책에서 감각의 세계의 특징 중 하나가 같은 기준으로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아예 경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굳이 따지자면 과거의 자신과 경쟁하는 거라 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서도 ‘일잘러는 경쟁보다 성장을 우선한다’고 하면서 획일적인 성공 잣대보다 나다움을 찾는 성장 관점으로 게임의 룰을 바꾸라고 합니다. 이것 말고도 두 책의 내용이 은근히 겹치는 게 있어요. 다만 이 책은 기술과 감각, 두 개의 키워드를 계속 대비시키면서 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슨 뜻일지를 파고든다면, 이 책은 비슷한 내용을 일잘러는 이런 태도를 갖고 있다 이렇게 푼단 말이죠.


이게 말장난 같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의 태도하고, 일을 잘한다는 것하고, 결국 같은 말이 아닌가, 그렇다면 일하는 태도가 좋다는 게 또 일을 잘한다는 거랑 같은 뜻인가? 이 책에선 감각이 중요한데 기술은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요, 또 최윤희 작가님은 역량은 능력 X 태도다라고 하거든요. 곱하기냐 더하기냐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개념인 것 같아요. 지식, 기술, 경험, 이런 건 기본이다. 일잘러의 차이는 감각, 아니면 태도에서 나온다.


여러분들도 눈에 보이는 지식이나 경력, 자격증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일에 대한 감각이 있는지, 좋은 태도를 갖췄는지, 두 책을 읽으면서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커넥트북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6nxSSAcPxnU


영상을 올린 게 계기가 되어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 저자이신 최윤희 님도 직접 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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