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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Apr 14. 2024

리더가 컨트롤해야 할 것들

하도 글을 안 썼더니 자다가 꿈에 글거리가 생각나 끄적끄적...


리더가 컨트롤해야 할 네 가지가 있다.


1. 불안

리더는 불안한 자리다. 내가 조직을 잘 이끌 수 있을까, 직원들이 내 말을 따를까, 준비하는 일이 잘 될까... 특히 성과가 부진할 때는 내가 리더로서 자격이 없어 보이고, 더 부진해지면 어떻게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상황을 수습해야 할지 불안해진다.

당연히 걱정이 따를 수밖에 없는 자리지만 걱정이 논리보다 의사결정에 더 큰 영향을 주면 문제가 된다. 투자에서도 패닉 셀, 패닉 바잉 같은 말이 있듯이, 리더가 패닉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은 조직의 미래를 짓누르는 족쇄가 된다.


2. 분노

회사 안에 누가 일을 잘못 처리했거나, 비리, 부정이 생기더라도 리더는 규정과 절차 안에서 피드백해야 한다. 리더도 사람인지라 아무리 논리적으로 대응하려 해도 감정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겠지만, 욕을 해서는 곤란하고, 때리는 건 더더욱 안된다. 원래 징계받았어야 할 사람, 수습해야 할 문제가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지고 오히려 본인이 사내 여론의 초점이 되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아마 최근 뉴스에 나왔던 카카오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이슈가장 유명한 사례가 될 듯하다.


3. 시간

조직에서 어떤 선을 넘어가면 상사가 오늘 할 일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리더 본인이 알아서 시간을 어떻게 쓸지 결정하게 된다. 때로는 자기 시간 사용에 대해 누구에게도 알리거나 보고할 필요가 없어지기도 한다. 어떨 때는 리더가 사무실에 안 보여도 직원들은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겠지, 만날 사람이 밖에도 많겠지'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자기 통제가 약한 사람은 땡땡이(?)의 유혹에 빠진다.

옛날에 프로젝트 팀이 5층과 7층에 나눠서 일했는데 가끔 팀장님이 안 보이던 때가 있었다. 5층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7층에 있는 거 아니었냐고 하고, 7층 사람들은 5층에 미팅하러 간 줄 알았다고 한다. 사실은 그 시간에 사우나에 갔더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진실은 알 수 없다.


4. 이미지

리더는 어느 정도의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너무 어려워 보이면 소통이 막히고, 너무 만만해 보이면 말을 안 듣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기 있는 리더가 되려고 하면 함정에 빠진다. 조직에 필요한 일이 꼭 직원들이 좋아하는 일이 아닐 수 있다. 때로는 악역을 맡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인기 있는 리더가 꼭 좋은 리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존경받는 리더는 되어야 한다. 어려운 일을 시켜도 저 사람이 말한 거라면 조직에 필요한 거겠지, 이 방향이 맡는 거겠지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현장에서 함께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힘들어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자기도 같이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직원들을 쥐어짜서 성과 낸다는 이야기를 피할 수 있다. 다만 현장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너무 티 나게 하면 정치인들 연탄 나르기 같은 인상을 줄 것이다.




리더는 늘 공연 중이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사람들은 리더가 하는 말만 듣는 게 아니라 리더의 행동에서 메시지를 읽는다. 그렇다고 항상 남의눈을 의식하며 가식적으로 살 수도 없다.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을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야 할 텐데, 사실 논어에서도 70세의 '종심'에서나 가능하다고 되어있다.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나도 아직 40대 초반이라 그런지 이렇게 살지 못한다. 위에 써놓은 것들은 내가 직장 생활하면서 본 다른 리더들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고백하자면 지금 내가 저지르고 있는 실수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점점 더 글 쓰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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