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중입니다
어느 순간.. 그리고 열심히 읽고 있던 내가 나도 모르게.. 조금씩 웹소설과 멀어져 가고 있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분명 나도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놉시스를 완성하겠다고 설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냥 글을 쓰지도, 읽지도 않고 나와 버렸다.
드디어 현실을 직시한 걸까? 하. 하. 하
웹소설을 여러 편 읽다 현실을 돌아보면 슬퍼진다.
웹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그 흔한 재벌 3세들, 현실에선 그들만의 세상 속에 살고 있기에 지금의 내 근처에는 얼씬 도하지 않는다.
또, 보통의 회사에서 이사나 부사장 직급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제는 꼰대가 된 나이 많은, 척 봐도 '아저씨'로 보이는 분들. 하지만 웹소설에서는 남주인공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젊고, 능력 있고, 그래서 망해가는 회사를 일으켜 세우는 뛰어난 사업수완까지 지닌 둘도 없는 슈퍼맨으로.
웹소설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인 빙의, 회귀, 환생은 현실에선 절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저런 일들이 일어나 '내가 지금 인생 n회차예요!!!'라고, '사실 나는 예전에 다른 사람이었어요!!!'라고 한다면 아마도 병원에 가야 하지 않을까? 누가 그들의 말을 믿어주고 n회차인생을 인정해 줄 수 있을까?
언제나 여주인공을 향해 직진하는 남자 주인공! 이 역시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더 예쁘고 잘나고 멋진 서브 여주인공의 대시에도 묵묵히 여주인공만 바라보는 남자 주인공, 온갖 오해가 믿음이 흔들리는 사건이 일어나도 '나에겐 너뿐이야'를 외치는 남자 주인공은 절대 없다. 진짜 없다. 정말 없다.
단순히 생각나는 것 몇 가지를 적었을 뿐인데, 적어두고 나니 슬퍼진다.
당연히 소설과 현실은 다른 것임을... 알면서도 인정하면서도 어느 순간 내 주변과는 너무 다르게 느껴졌나 보다. 웹소설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아무도 읽지 않겠지..
현실과는 다르니 나와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대리만족을 얻고, 또 다른 세상 속에서 희열과 기쁨과 감동을 느끼면서 읽는 건 당연한 것인데 왜 갑자기 현실과 비교하려고 하는 걸까?
그동안 내가 웹소설을 쓰려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쓰려고 그 많은 작법서들을 읽고, 또 읽고, 영상들을 찾아보고, 써보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던 걸까? 정말 내가 웹소설이 재미있어서 써보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웹소설작가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파서 그런 걸까? 아니면 웹소설로 대박 나고 싶어서인 걸까?
의문만 가득하게 남는 중이다.
**내가 읽었던 책: [재벌집 막내아들] 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