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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힐러 루이 Dec 06. 2017

10. 직장인들이 성과를 강요받는 진짜 이유

젊은힐러의 직장인 스토리 #10


올해 당신이 일궈낸 성과는 무엇입니까?

좋은 고과를 받기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필자의 회사를 기준으로 1년 동안의 업적과 역량을 평가받는 시기는 9월과 11월 즈음이다. 사실 이 3~4달 동안 그 해의 본인을 상사들에게 혹은 동료들의 의견을 통해 평가를 받게 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고과 면담을 진행하다 보면 항상 듣게 되는 단어는 바로 '성과'였다.


1년간 대내외적으로 어떤 성과를 일궈냈나?

동료들 중 본인이 몇 등이라 생각하나?

지금 이 자리에서 어필할만한 업적이 있나?


사원 때부터 매해 들어왔던 말이다. 특히 이시기에 상사는 나에게 선배들 혹은 동료들을 대하는 자세(Attitude)나 업무에 대한 노력과 책임감만 보여줘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평가 줄 때가 되면 한창 업무의 기초를 배우고 습득하느라 정신없는 사원들에게도 성과나 결과가 무엇인지를 한다. 일반 간부급들 역시 각각 진행해 온 업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 직급 내에서의 순위나 성과가 무엇인지를 자체적으로 생각하게끔 강요한다.


우리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평가에 대한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아니 상사들은 평가를 위한 면담보다 사실 통보를 위한 면담으로 대화를 통해 자신들이 내린 평가에 대한 팩트를 합리적인 것으로 변모시키려 설득하는 것뿐이다. 실제 성과나 업적이 많은 사람도 해당 상사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소위 말하는 '라인 타기'에 실패하면 좋은 고과를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강요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1. 개인 역량의 시험


평가 시즌 전까지 공식적으로는 개인별 업무목표를 작성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 해당 리스트로 상사들과 몇 번의 면담을 가지기도 하는데 본인이 작성한 것보다 '좀 더 디테일하고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잡도록 유도한다. 이것도 결국 상사의 눈높이대로 혹은 고과결과를 원하는 대로 주기 위한 '큰 그림'일 수도 있으나 일단 목표를 높게 잡고 그 사람의 역량을 시험(Test)해보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것으로 사려된다. 스마트한 부하를 식별해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비공식적(Nonofficial)으로 얘기한다.



2. 업무적 압박(Push)이 가능


성과를 강요하는 이유를 논하기 전에 성과라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이득일지를 판단해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개인적 성과 같지만 일보(일일보고), 주보(주간보고) 등의 각종 보고의 테마로 자리잡기 위해 개개인의 성과를 마치 집단의 성과인 것 마냥 포장해야 할 때(거의 대부분)가 많다. 이때 특정 업무의 성과목표를 100으로 잡았을 때 개인 혼자서 50을 이룰 수 있다면 잠재적 능력까지 끌어내서 100을 가능하게 끔 압박하게 된다. 50을 할 줄 알면서도 100 도달을 강요하고 이를 미달성 시에 내려오는 불필요한 언행 및 폭언 등으로(소위 업무 쪼임 현상이라 함) 직장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3. 사내정치 유도가 가능


상기 두 가지 내용과 일맥상통한 연장선이지만 100의 업무목표 도달을 위해 개인역량을 시험받다 보면 결국에 타 부서나 상사 및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주변 사람들 혹은 주변 타 부서 관계자들과 얼마나 좋은 인지도를 쌓아놓았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아는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라는 말은 회사에서 만큼은 항상 성립한다. 결국 이 역시 사내정치에 일부로 진심이든 가식이든 철저히 주변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놓아야 되는 이유를 성과라는 이름하에 유도하는 경우가 된다.



4. 고과 평가적 불합리를 합리화


상사들 사이에서 결정이 내려진 평가결과는 개개인에게 통보가 되고 이에 대해 아무리 불평불만이 있어도 번복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는 타 동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떤 업적을 냈는지 개개인이 세세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필자는 면담에서 이런 상황도 있었다.


Q= 제가 왜 저 분보다 낮은 평가를 가져가나요? 평소 지켜본 바로 제가 이런 업적도 이뤄냈고 훨씬 한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는 이것만 잘해줘도 상위고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하셨잖아요.


A= 저 사람은 이런 성과가 있었고 저런 사정상 평가는 높게 받게 되었다. 내년에 잘 해보자.


해당 답변이 거짓말인 것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그렇다고 당사자에게 가서 진짜 성과가 있었는지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설사 그렇게 해서 번복했다 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다. 아마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쌓여 오면서 회사생활에 대한 고찰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던 좋은 계기였다. 결론적으로 불합리한 평가 결과에도 성과라는 좋은 핑계로 마치 객관적이었던 것 마냥 둔갑시키는 케이스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5. 편파적인 해결방안


사실 평가결과가 나오는 과정이 회사, 상사, 개개인의 성격 등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어 통용되진 않지만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생활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농업으로 따지자면 1년의 농경생활 뒤의 결과물이 상사의 의견과 동료들의 인성평가에 좌우하여 흉년 혹은 풍년이냐가 결정되다 보니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아무리 성과 어필을 한다 해도 답은 마치 정해진 것(답정너 Style) 같은 결론에 도달할 때도 있고 별로 성과가 없음에도 좋은 열매를 수확하는 사람들도 많다.


필자가 생각하는 1% 더 편파적인 해결방안은 자신의 성과를 최대한 계획표 정리하듯 정리할 필요가 있다. 주 단위 혹은 일 단위로 한 일을 정리하고 월별로 기여 업적을 표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묻는 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는 것 대비 상위 고과를 받을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상승하는 반면 하위 고과를 취득했을 시 나의 일상과 업적을 내밀며 하위 고과를 받으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 상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느꼈던 바는 하위 고과를 주는 입장에서 특별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렇게 방어적으로 나오게 되면 자신도 줘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번복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것이 정리의 힘이자 말로 때우는 심증이 아닌 물증의 힘이다.


본인의 밥그릇은 본인이 지켜내야 한다. 농사를 아무리 잘 지어냈다고 해도 탐스러운 열매를 채취하지 않으면 먹을 수도 팔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모두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직장생활을 위해 조금은 더 여우 같아질 필요가 있다. 회사의 노예가 되라는 것이 아닌 한 일에 대해 억울한 경우를 만들지 말자는 의미에서 한 번쯤은 시도해 보길 바란다. 그래도 밥벌이는 하고 있는 우리이므로..


상사를, 평가를 그리고 회사를 미워하기보다 현명하게 이용할 줄 아는 우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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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힐러 루이

직장인 8년 차, 직장인을 위한 콘텐츠 강의 중
'나는 1인 기업가다' 매거진 칼럼가

< 강의 Contents >

직장인, 일반인을 위한 자아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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