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힐러의 직장인 스토리 #14
사랑하는(혹은 했던)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은 언제나 달콤하고 씁쓸하며 교훈을 남긴다. 첫 만남의 설렘부터 이별 후의 아쉬움, 슬픔 등의 감정까지 또 한 번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성장이라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회사생활도 마찬가지 아닐까? 묘하게 닮아있는 두 존재에서 감정의 교차점들을 살펴본다.
정성 들여 준비한 자기소개서와 면접시간의 두근거림은 소개팅이나 주선을 통한 첫 만남의 그것과 일치했다. 마음에 드는 상대라도 내가 공들이고 시간들이고 잘 보인만큼(아닌 경우도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내게도 그랬다. 정식적인 교제를 그녀(회사)에게 허락받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얼마나 보고 싶은지 밤새도록 함께 있고 싶었다. 공식 교제 이후 눈을 뜨면 행복했고 나가는 발걸음이 가벼웠고 함께 있는 내내 그녀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고 싶었다.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그녀만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손짓(동료와 상사와의 관계), 말투(그들과의 대화), 행동(업무) 등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웠고 알아가는 재미와 보람이 있었다. 연인을 바라보며 콩깍지가 눈꺼풀을 가려도 마냥 예뻐 보였고 그런 그녀와 내 하루 24시간 중 반절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일반 연인들이 하듯이 함께 식사(사내 식당)도 하고 영화(모니터)도 보고 운동도 하고 씻기도 했다.
그런 그녀도 나에게 매달 작은 선물(월급)을 주며 아껴줬다. 나를 사랑해주었다. 아니 사랑한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일반 연인들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손도 잡고 키스도 하고 본능에 충실한 육체적인 사랑까지 나누고 나니 이제 정말 내 사람이구나 라는 게 실감이 났다. 하지만 그만큼 일반 연인들처럼 권태기도 찾아왔다. 1년, 2년 또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이 익숙해졌다. 그녀와의 식사, 대화, 생활 등등 자연스러움이 어느 순간 숱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 그녀가 날 미워하면 어쩌지?, 싫어하면 어쩌지?'
그녀는 항상 곁에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힘이 들기 시작했다. 함께 있어도 외롭고 언젠가는 나를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나 역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 그녀를 좋아했지만 싫다고 얘기도 해보고 미워하지 않았지만 다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나를 조금 더 봐줄까 봐 예전처럼 날 더 사랑해 줄까 봐 기대를 가지면서 마음과는 반대의 외침을 행동으로 하고 있었다. 다툼은 잦아졌고 나 역시 그녀와의 이별을 생각해야만 하나란 생각에 좌절감과 낮아지는 자존감을 견뎌야만 했다.
그녀와 나는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다. 사랑하지만 그리워하지만 나를 잡아주길 원하지만 나 역시 무뎌지는 마음에 서서히 지쳐갔다. 그녀(회사)는 더 이상 나를 봐주지 않았고 나는 그녀의 관심사 속에서 멀어져 갔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고 있다고...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런 에너지의 소모 역시 나를 좀 잡아먹고 있었다. 이런 아픔 속에서도 그녀와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인질 삼아 마음을 돌리려는 나 자신도 너무 싫었다. 미래는 결국 헤어짐을 암시했고 나의 밝은 미래 역시 보이지 않았다. 매년 반복되는 일상 속에 서로가 어느새 거리를 두게 되었고 서로를 잡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영원히
나는 네가 싫어져서 이별을 고한 게 아니다
너에게 화가 나서 화를 낸 게 아니었다.
너의 작은 관심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누구나 미래는 준비해야 할 숙제이고 회사와의 연애는 그리고 사랑은 오래갈 수 없다. 미래를 위해 이별(퇴사) 후 다음 사람(이직 or 기타)과의 만남을 준비하기에도 우린 너무 무르다. 젊을 때 조금 더 아파하고 조금 더 고통을 감내하다 보면 성장하는 본인의 모습을 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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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힐러 루이
직장인 8년 차, 직장인을 위한 콘텐츠 강의 '나는 1인 기업가다' 매거진 칼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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