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서 바다로 그리고 다시 강으로 거슬러가는 용기
"<빨강, 파랑, 검정, 하양>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즉시 이러한 색을 가진 어떤 사물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색을 나타내고 있는
그 단어들의 더 깊은 의미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 루드비히 비트케인슈타인의 색채론에서 발췌
올 가을의 유행색은
카키, 버건디 그리고 블랙이라는 전망이
이탈리아의 패션쇼에서부터 나타났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 계절에 유행할 색을 미리 말하는 잡지가
옳다는 걸 알려주듯이
쇼핑몰에 가면 그 칼라를 많이 마주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재미있지 않나?
가을이라 겉옷의 두께를 선택하는데 주저하다가
가죽재킷을 입고 나갔다.
주황색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죽재킷을 입은 후
내 가죽 재킷의 색이
<주황색>이 아닌 <연어색>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어색>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색의 이름이다.
연어색이
색의 이름으로 성공한 것은 <연어빛>이라는 형용사를
다른 여러 색에 덧붙이는
표현이 급속히 번지면서 이루어졌다.
이 형용사는 어떤 색에 정확한 뉘앙스를 주는 동시에
그 색에 부가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실제로 연어색 계열의 색조는
일반적으로 좋은 색에 속하고 세련된 색으로 이어진다.
가을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예쁜 단어인 <연어>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서 살다가
성체가 되면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상류에서 알을 낳는 회유성 어종이라서
문학의 소재로도 많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