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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넛 Oct 17. 2024

깨어있는 꿈, 무의식


지름신이 납신 날,

집에 도착하자마자 비좁은 옷장으로 들어가 

언제 햇살과 찬란한 조우를 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하는 불쌍한 아이템들.

그래서 <무의식>에 억압된 게 어떤 종류일까를 되짚은 날이다.


<예문에서 제시한 헨리 푸젤리의 악몽>



"창의성과 인간 마음의 어두운 부분을 연관시키려는 시도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멜랑콜리가 시인과 철학자에게 자연스러운 기질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기질은 신에게서 온 영감일 수도 있지만,

보통의 인간에게는 그냥 미친것으로 보일 것이다.

후에 낭만파 예술에서는 

천재란 < 정신적 고통과 극도의 행복감 같은 양극단을 오가는 

숨겨진 심리학적 원천을 가진 자>라고 확신했다.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에게 

인상 깊은 이미지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어둠이 깔릴 때 날개를 펴서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고야의 판화 시리즈 <변덕들>이나 

스위스출신 영국화가 헨리 퓨젤리의 그림에 나타난 꿈은

프로이트가 말한 

억압된 욕망이 표면으로 드러나서 환상이 활동하기 시작한 장소였다.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이란 <마음의 특별한 영역>으로,

<나머지는 전부 차단되는 곳>이었다.

그에게 마음이란 지형도의 중심을 차지하는 장소였다.

프로이트는 사회적 금기에 해당되는 

욕망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억압되며 

무의식의 영역에 머문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깨어나기를 거부하는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는 왕도가 

바로 꿈의 해석이었다."


-마이클 버드의 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에서 발췌




언제부터인지 꿈을 꾸지 않는 날이 많다.

아니 꿈을 꾼 날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꿈을 꾸지 않으면서부터 잠자는 시간이

죽어있는 시간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서 아침에 부활하고 밤에 죽는?


기억나지 않지만 자는 동안 꿈을 꾸었다면,

그 꿈들은 모두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라 여겼고,

무의식에 존재하던 그 무엇,

예를 들면 <지름신> 같은 종류가 나타나

내 의식을 마구 휘젓는 것일까?


헨리 푸젤리의 악몽은 낭만주의 시대의 그림이지만 

<꿈>을 소재로

그린 것이라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계획에 없던 쇼핑을 한 기억마저 지우기 위해서

감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샤갈의 작품 <에펠탑의 신랑 신부>를 꺼내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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