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성에서 출발해서 파시즘의 미학으로, 그리고 생각과 행동의 관계로
도서관에서 새로 입고된 책이 있나 살펴보느라
<예술과 디자인 책>이 있는 장소에서
기웃대다 갑자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이 떠올랐고
책등으로 읽어보는 책의 제목들의 제한성? 에 (어쩌면 대중성) 잠시 멈추었다.
동시대의 사람들이 인지하거나 욕망하는 대상이 같거나 동일하거나
아니면 비슷하므로 탄생한 문화이기에
당연하게 흡수하는 많은 요소들이 차례로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진 날이다.
겨울을 잠시 잊을 만큼 포근한 날이라
하늘빛마저 따스한 파란색으로 느껴졌고
아직은 메마른 나뭇가지도 여린 느낌으로 다가왔다.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코카콜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생각은 시작과 끝이 없이
뒤집어졌다 바로잡혔다 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시공간에 존재했다.
생각을 지우려고 책 한 권을 뽑았다.
좌우대칭은 완벽한 조화와
그것이 주는 울창한 느낌 때문에 파시즘적인 미학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수잔 손탁은 <파시즘의 매력>에서
인내의 매혹, 지배와 종속, 인간 집단의 매스화, 인간 집단의 사물화,
사물의 증대와 복제, 강력한 권력과 제복, 도취와 절대자를 파시스트의 미학으로 언급하면서,
그것은 끊임없는 운동과 응고된 남성적 정지 자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춤과도 같다고 했다.
이 <응고된 남성적 정지 자세>에는 대칭적인 포즈도 포함할 것이다.
대칭에 깊이감이 더해지면 아름다움과 숭고한 이념이 분출되면서 비로소 파시즘의 미학이 완성된다.
-마츠다 유키마사의 눈의 모험에서 발췌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생각의 흐름에도 속도와 질서가 있어서
하루하루의 리듬이 생각이 지휘하는 대로 느려졌다 빨라졌다 하는 걸까?
오늘은 나른하게, 늘어지게 생각했으므로
세상 급할 것 하나 없고, 근심 걱정도 모두 사라졌다.
각이 잡힌 듯 반듯한 생각에 골몰할 때는
생각의 흐름을 반영한 행동도 질서 정연하게, 정확하고 빠르게 움직인다.
생각과 행동은 대칭 관계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