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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 세상은 내편 Aug 12. 2020

여든 살의 내가 지금 나에게 쓰는 편지

나를 깨우는 순간

2020년을 살고 있는 주영아.


괜찮아. 잘하고 있어.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빨리 변화의 파도를 타야 한다는 메시지가 여기저기 들리는 2020년 여름이었어.

안 그러려고 해도 내심 조급해지려는 마음을 다독이고 있었던 거 알아.


가만, 이전에도 느낀 적이 있었던 감정인 것 같아.

2018년 여름이었어.

너무도 예쁘고 맑은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혀 앞이 흐려지더니 결국 뺨을 타고 흘러내렸던 그 날이 생생해.


'나는 계속 움직이는데도 왜 제자리 같지?

다들 나를 제치고 앞으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잖아.'


앞서 나가는 다른 사람을 보며 질투인지

제자리걸음인 내가 한심 해서였는지 구분이 안 가는...

아니다. 둘 다였어.

그렇게 울고 나서야 네 마음을 알아챘던 거야.

그 후 너의 노력이 아직 임계점에 닿지 않은 것임을 인정하고 스스로 다독이며 평정심을 찾았던 것 같아.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지.

앞서 간 이들은 이미 너보다 몇 년은 먼저 시작했거나 몰입했던 시간이 많이 축적된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야.


지금 너는 확실히 그때보다 단단해졌어.

조급해지다가도 곧 너의 페이스를 찾으려 노력했고 담담하게 하나씩 해나갔어.

나만의 것을 만들어 가면서도 다른 사람을 잊지 않았어.

연결해 주고 싶어 하고 도와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지.

스스로 이타적인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좋은 사람들을 보면 참견(?)하게 돼.

그런데 반대로 네가 도움을 받은 격일 때가 많았어.

참 감사한 일이지.

가끔은 열정이 지나쳐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기도 하지.

모두 다 좋아.

모든 것이 너에게 도움이 되었거든.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돼.


네가  나깨순 노트에 적었던 글 속에 언제나 공통적으로 많이 나왔던 키워드가 뭔지 아니?

영감, 연결, 나에 대한 믿음, ceo, 예술이었어.


나의 지니는 소원을 3개만 들어주는 쪼잔한 요정이 아닌가 봐.

내가 말하고 적었던 많은 꿈을 크든 작든 이루며 살아가고 있거든.


너의 목소리에 따라가는 길이라면

지금 너의 선택을 믿고 멈추지 말고 가봐.

실패를 하는 날도 있고 계획을 바꿔야 하는 날도 있겠지.

지름길이 나올 때도 있고 많이 돌아가는 날도 있을 거야.

그래서 재미있는 인생이라고 80년을 살고 나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믿는 대로 네 모습이 돼.


너무 미래를 자세히 얘기하면 재미없으니까

조금만 더 이야기해 줄게.


지금 나의 소원은 뭔지 아니?

사랑하는 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야.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을 새기고 또 새기고 있어.


그러고 보니 이 소원도 이미 이루어진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초록이 가득한 환경에서 살고 있고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를 하며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 자주 교류하며

예술과 함께 하며 살고 있어.


그러니까 미래는 걱정하지 마.

돌고 돌아도 결국 네가 그렸던 모습으로 살고 있을 거야.


정말 잘하고 있어.

지금까지처럼 너를 믿으면 돼.




나깨순 day  23 의 질문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셀프 힐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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