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처음 곱창을 먹었을 때, 새로움 맛을 발견한 듯했다.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식감과 맛이었다. 그 이후에도 소문난 맛집을 찾아서 다녔었다.
얼마 전 방문한 곱창집도 "소문난", "유명한", "맛집" 등등의 타이틀을 가진 곳이었다.
역시나 맛있었고 곁들여진 반찬과 마무리로 먹은 볶음밥까지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진 맛이 나를 힘들게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자장면, 탕수육을 실컷 먹어도 거뜬했는데 이제는 조금만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어른들이 늘 하던 말 "OOO는 소화가 안 돼"라는 말이 이제야 가슴 깊이 와닿는다.
곱창집을 나서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하는 것을 먹는 것도 축복이지" 왠지 젊음의 끝자락을 실감하게 된 것 같았다.
이제는 건강을 생각하며 자극적이고 화려한 맛집이라는 타이틀 대신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곳이 더 소중해졌다.
젊은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먹방"이라는 단어는 이제 나에게 낯선 단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음식은 단순히 맛을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었고, 이제는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나에게 맞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온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나에게 맞는 새롭고 다양한 맛을 경험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