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려야 추수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누구와 함께 하고 싶으십니까?
누구와 같이 있으면 시간이 항상 빨리 가는 것 같으신가요?
지금 옆에서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은 어떠신가요?
사람을 만나다 보면, 무언가 내게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만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내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남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물론 도움을 주고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만나기도 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만난다고 하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기대하던 것이 있었을 때도 많습니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저는 사실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제가 가진 거칠음을 다듬어주고, 외로움을 치유해 줄 것이라 생각했고, 많은 결정을 위한 고민도 함께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대부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제가 받기만 한 것은 아니고, 제 아내도 저를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준 것보다 더 받기를 원합니다. 적은 투자로 많은 이익을 얻기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시험공부를 충분히 못했어도, 아는 문제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인 거지요. 그런데 그 반대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준 것보다 조금 덜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는 것입니다.
주고받기, Give and Take.
문화는 다르지만, 받고주기, take and give라고 하지 않고, 주고받기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내놓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자연의 섭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옛 성현들은 받고 싶은 대로 해주라고 하셨고, 어려움이 생기면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셨던 것도,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는 것도 내가 지금 받고 있는 대접이나 도움은 내가 뿌려놓은 씨앗이 자라서 되돌아오는 것은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회사는 일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모였기에, 다른 어떤 모임보다 결과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때로는 성공의 열쇠가 되기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보다 자신의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를 돌아보면, 답은 조금 다릅니다. 자기 것을 먼저 챙기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주지는 않으면서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계속 주는 것은 참 힘이 듭니다. 가끔은 인간적으로 힘이 들어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원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성과를 만드는 것이 본인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의 성과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받는 것에 민감했던 사람들 주변에는 함께 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득도다조라고 합니다. 도를 깨우친 사람 옆에는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도움을 많이 받아야 도를 깨우칠 수 있다고 해도 맞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까요? 도를 깨우치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하고 도움을 주어야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결국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도움을 받고, 그를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 중에 하나가 먼저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도움을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더 도와주고 싶은 사람은 이미 여러분이 도움을 받았던 분들일 것입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조차 물건을 사는 사람도 지불한 가치보다 더 받았다고 생각이 들어야 다시 그 가게를 찾아갑니다. 먼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도움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제는 다른 분들이 여러분을 먼저 도와주고 싶게끔, 상대방이 미안할 만큼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나누어 보십시오. 작은 도움을 나누다 보면 언젠가는 자꾸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주고받기에는 잘 받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움을 잘 받는다는 것을 도움을 주는 사람의 마음을 받고, 감사를 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도움이 내게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말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으냐의 질문에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적었지만, 자신이 준 도움에 감사하는 사람에게도 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우리는 감사를 표현하는 것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감사를 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그 정도가 뭐 힘든 일이라고, 그 정도는 당연히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 정도는 감사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남자라면, 여자라면, 엄마라면, 아빠라면, 자식이라면, 사원이라면, 팀장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엄마가 매번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팀장이 팀원들을 돌보고 의견을 들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달 정해진 날에 월급이 들어오는 것도 당연한 일은 아닙니다. 너무나 많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도 누군가의 수고가 더해져야만 이뤄집니다. 그 수고는 감사를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누구를 가르치려면 실력이 월등히 좋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늘어납니다. 공자님이 세 명이 함께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하신 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말을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 않아도 한두 가지 배울 점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말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분들의 장점을 보기 위해서, 제가 배울 점을 보기 위해서 항상 노력합니다.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시는 분을 보면서는 어쩌면 저렇게 꼼꼼할 수 있을지를 배우고자 하고, 반대로 업무를 모두 맡기시는 분에게서는 어떻게 사람들 다 믿고 일을 하실 수 있는지를 배우고자 합니다. 상대방의 단점을 찾는 것은 노력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장점을 찾는 것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때가 많습니다. 혹시나 함께 일하는 사람 때문에 힘드시다면, 그분에게서 배울 점은 무엇인지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서 찾아보십시오. 그리고 그 사람과 일할 때마다 그 사람의 장점을 잠시 떠올리면 그 순간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을 하면, 다른 사람이 주는 도움을 고맙게 받을 수 있습니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들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제인 오스틴)” 고 했습니다. 언제나 먼저 손을 내밀 수 있고, 그 손을 기꺼이 잡을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조직이 건강한 조직입니다. 내가 선의로 일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선의로 일하고 있다고 믿어봅시다. 그러면, 우리가 성과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우리를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