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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Feb 28. 2016

Why I am leaving Goldman Sachs

Greg Smith, Mar 14 2012, NY Times

원문 : Why I am leaving Goldman Sachs


오늘은 회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스탠퍼드 졸업반 때쯤 여름 인턴쉽으로 골드만삭스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뉴욕에서 10년, 그리고 지금 런던에서 근무하는 기간 포함해 무려 12년간 일을 하며 나는 이 회사의 문화, 직원들의 성향, 앞으로의 운용방향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었음을 자부한다. 하지만 지금 골드만삭스의 환경은 내가  그동안 일한 가운데 가장 암울하고 파괴적이며 유독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회사가 고객들의 수익 증대가 아닌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계속 추구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중요한 투자은행이며 세계금융경제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작금의 이러한 운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대학을 갓 졸업한 후 여기에 들어왔을 때와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 선한 양심 때문이라도 나는 더 이상 회사 업무가 내가 원하는 것과  일치하다는 것을 말할 수 없다.


내가 하려는 얘기가 자칫 회의적 대중한테는 낯설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문화라는 것은 골드만삭스가 성공 반열로 올라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문화는 팀워크, 정직, 휴머니티 정신, 그리고 언제나 고객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과 연관된다. 또한 이곳을 좀 더 위대한 곳으로 탈바꿈시키거나 무려 143년 동안 고객의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신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단지 돈만 버는 것은 아니었다. 돈만 밝히는 회사는 살아남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존재하지도 못한다. 조직 안에서 신념과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슬프게도 나는 오늘 내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고, 결국 내가 오랜 시간 열정을  쏟아붓게 만든 문화가 존재하지 않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한텐 자부심도, 신념도 없다.


그렇다고 언제나 불행한 것은 아니었다. 그간 10여 년 동안 나는 가혹한 리크루팅 과정에 참여하며 지원자들을 선별하거나 멘토링 해주곤 했었다. 한 번은 (회사 직원 3만 명 가운데) 리크루팅 홍보용 동영상에 출연한 직원 10명 중에 1명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 동영상은 우리가 과거 방문한 전 세계 대학 곳곳에 방영되었다. 2006년에는 여름 인턴을 직접 기획 및 관리했고 수천 명의 지원자들로부터 선발된 80여 명의 대학 졸업자들에게 업무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이제는 갓 취업한 대학 졸업자들의 눈을  쳐다보며 골드만 삭스라는 회사가 일하는 데 최전선이라는 것을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에 나는 이곳에 사표를 낼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라는 회사의 전기를 누가 쓴다면, 아마 가장 결정적인 변환은 현재 CEO인 로이드 블랑크페인(Lloyd C. Blankfein)과 회장인 게리 콘(Gary D. Cohn)이 경영을 휘두를 때 나타났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들로 인해 이 회사의 건실한 문화를 잊혔다. 장담하건대 최근의 기강해이는 회사의 유지 및 운영에 있어 크나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나도  그동안 지구상에 가장 큰 헷지펀드 회상 중 한 곳이며, 미국에서 가장 큰 금융투자 업종 다섯 곳 가운데 한 곳이고, 중동과 아시아의 국부펀드를 관리하는 세 곳 중 한 곳이었던  그곳을 무려 10년 이상 다니며 수많은 이점과 특권을 얻었던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주로 내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1조 달러 이상을 굴리고 있었던 ‘큰 손’들이었다. 비록 회사 입장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을 여지가 있지만, 나는 그래도 ‘큰 손’이나 다름없는 고객들에게 항상 올바른 투자 조언을 제공한다는 데서 크나큰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이 같은 방법은 회사에서 인기를 잃어갔고 사직해야 한다는 또 다른 증표가 도출됐다.


어떻게 변질됐을까? 회사 측에서 리더십에 관한 방법론을 바꾸고 나서 아닐까? 리더십은 아이디어, 예시를 항상 제시하고 올바른 일을 하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당신이 회사 측에 충분한 수익을 줄 수 있다면 (최근에 누굴 죽이지 않는 이상) 영향력 있는 직급으로 승진할 여지가 매우 높다.


골드만삭스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 세 가지는 무엇일까? 1) 회사 내에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처분하려는 ‘애물단지(axes)' 주식을 고객들에게 떠넘기는 일을 잘해야 하고, 2)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 줄 수 있는 일종의 ‘거물 고객(Hunt Elephant)'를 잘 데려와야 하며, 3) 고객에 자칫 손실을 안겨다 줄 불확실한 금융상품도 말끔하게 팔아야 한다.


내가 보기에 회사 임원진들은 자사 문화가 무슨 고객 0% 수익률에 도전하는 것 마냥 보이기를 원하는 것 같다. 한 때 나는 파생상품과 관련한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어떻게 하면 고객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 1분이라도 논의된 적이 없었다. 순수하게도 회의 의제는 고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돈을 끌어 모을 수 있는가, 이지 않았나 싶다. 만약 화성에서 온 외계인이 회의실에 앉게 된다면 고객의 성공이나 발전이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주위의 냉혈한 동료들이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돈을 빼앗아 올지 궁리할 때마다 나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쓰라렸다. 한 번은 각기 다른 부서의 매니저들 5명이 고객을 ‘봉’(muppets)라고 묘사한 것을 목격하기도 했으며 사내 이메일에는 이 단어가 종종 들어가 있었다. 심지어 S.E.C, Fabulous Fab, Abacus, Carl Levin, God’s Work, Vampire Squides 이후에도 말이다.


 (S.E.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뜻한다. Fabulous Fab은 증권거래위원회 조사 중에 나온 골드만삭스 내부 이메일을 말한다. 금융위기가 닥칠 것을 예상했고 투자자들을 잘못 이끌었음을 시인하는 내용이다.  Abacus는 골드만삭스의 악성 증권상품이다. God’s  Work는 골드만삭스가 은행 업무를 ‘신의 일을 하는 것’으로 비견하는 것에서 나온다. Carl Levin 은 미국 상원의원이며 금융회사에 강력한 규제와 조사를 강조한다. Vampire Squides는 ‘흡혈 오징어’라는 뜻이며 우리나라 재벌을 문어발 경영이라고 하듯이 이와 비슷한 의미로 작용한다)


정직하지 않는가? 과연 진실은? 이런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 나는 불법행위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러나 고수익을 운운하는 복잡다단한 금융상품을 고객들에게 호객 행위하며 권유하는 것 자체, 아니면 그러한 상품들이 고객들의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거나 가장 단순한 취지가 아닐지라도 꾸준하게 권유하는 자체에 대해서라면, 이러한 일은 매일 어디서나 벌어진다. 고위 임원진들이 기본적인 진리에 대처하는 것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고객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비즈니스 관계는 곧 중단된다. 당신이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는  상관없다!


현재 금융 파생상품 판매에 대해서 애널리스트 인턴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은, “우리가 고객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벗겨먹었는가?”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괴롭다. 왜냐하면 회사 리더들로부터 그렇게 하도록 유도당했고, 그렇게 하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한 번 10년 후 미래를 예상해보자. 당신은 이러한 애널리스트들이 뭔가를 하는 것을 알기 위해 로켓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미래의 정직원이 될 이들은 아마 사무실 방구석에 박혀 “멍청이들”, “눈알을 확 뽑아버려!”, “월급이나 받자고”라는 얘기를 계속 들을 것이다. 이것은 아마 무관한 시민과는 거리가 다르지 않는가.


애널리스트로서 내가 일하던 첫 해에는 화장실이 어디인지도, 신발끈을 어떻게 묶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실무를 배우는데 혼절할 상태였고, 파생상품이 무엇인지 공부해야 했으며, 재무를 파악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목표에 어떻게 도달해야 하는가만 골몰했었다.


내 생애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들은 다음과 같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했을 때, 영연방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로즈 장학금의 최종 대상자로 선발됐을 때, 그리고 유대인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스라엘 맥커비아 게임에서 탁구 종목 동메달을  수여받았을 때이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샛길을 통하지 않고 오로지 힘들게 노력한 결과라는 점이다. 지금의 골드만삭스는 샛길이 너무나도 많으며 성취를 위한 충분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이것은 더 이상 옳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나의 글이 회사 경영진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희망한다. 고객들을 다시 한 번 사업 중심으로 돌려놔야 한다. 고객 없이 회사는 수익을 거둘 수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 회사에 얼마나 수익을  가져다주든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파산한 직원들을 하루빨리 솎아내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조직문화를 다시 불러내야 한다. 직원들이 올바른 이유로 일하도록 말이다. 돈 버는 것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은 이 조직과 고객 간의 신뢰를 유지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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