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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래 Oct 30. 2020

통밀빵

갈색 길쭉이 빵

 열두 번째 빵.

 하얀 밀가루로 만들어 뽀얀 속살을 여느 빵들과는 조금은 다르게, 갈색을 띠는 길쭉한 통밀빵. 통밀과 밀가루의 차이는 생각할 때마다 자주 헷갈리는데, 조금은 노란 현미를 곱게 도정하여 흰쌀밥을 만드는 것처럼, 갈색빛을 지니던 밀알을 조금 도정하여 갈색을 띠는 통밀은 하얀 밀가루의 전 단계이다. 이런 통밀로 만들어낸 빵은 먹음직스러운 브라운색을 띨 뿐만 아니라 밀가루와 좀 더 짙은 통밀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다이어트에 흰 밀가루는 적이라고들 하지만 빵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그 대안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밀빵을 선택한다. 그 많은 사람 중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나의 동생 영주. 통밀빵은 밀가루와 적절하게 섞여 쫄깃함 과 고소한 향이 좋다. 길쭉하게 생긴 덕분에 반쯤 칼집을 내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에 아주 좋다. 감자 계란 샐러드도, 짭짤한 햄 듬뿍도, 고소한 치즈도 모두 잘 어울리는 빵이다.

 영주가 나에게 주문한 건 통밀 100% 통밀빵. 결과는 처참히 실패했다. 오늘 만든 통밀빵과 시중에 유통되는 통밀빵이 왜 이름만 통밀빵이고 함유량이 그토록 적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통밀가루만 사용하여 빵을 만드니 쫄깃한 맛도, 폭신한 맛도 없는 갈색 스펀지가 탄생하였다. 오히려 얇은 토르티야로 만들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다음엔, 비율을 잘 맞추어 완벽한 샌드위치를 위한 맛있는 통밀빵을 만들어야겠다.


통밀빵 통밀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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