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부쩍 쌀쌀해졌다.
감기 걸리기 좋은 날씨. 알레르기와 건조함으로 고통받는 지운이는 목이 불편해졌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마다 지운이는 바로 목이 불편해진다. 이런 지운이를 위해서 지운이 어머니는 배 도라지 꿀차를 준비해 주셨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비주얼이다. 푸짐하게 동그란 잘 익은 배. 배의 속을 잘 파내어 그 안에 도라지 뿌리와 꿀을 넣어 중탕해낸 배 도라지 꿀차.
씁쓸한 도라지가 달콤하게 절여져 오히려 단맛이 질리지 않게 해 주었다. 사랑받는다는 건 이런 맛일까. 정성이 가득하고 마음이 가득하고 사랑이 달큼하게 담긴 이 차는 차를 마신다는 게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주었다.
배 도라지 꿀차
달콤한 충격을 시작으로 차를 한잔씩 기록해 본다.
도라지에서는 배 맛이 났다.
배에서는 도라지 맛이 났다.
그릇까지 먹는 쌀쌀한 계절 최고의 디저트
배 가운데로 모이는 꿀차는 감동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