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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여자 Mar 27. 2022

캐릭터의 향연

캐릭터가 작품이다

소설, 드라마, 영화에서 다양한 인물을 많이 봤지? 

특정한 속성을 갖고 있는 극 중 인물을 캐릭터라고 부르지. 

캐릭터에 관련된 작법서 있을 정도로 상업 작가에게 캐릭터는 정말 중요하고, 어려운 작업이야. 

이때도 타로 카드를 활용할 수 있어. 


우선 타로 카드에서 인물만 나온 카드를 추려 내. 

내 주인공과 가장 닮은 카드가 있어? 

그럼 고민하지 말고 그걸 골라. 

그런데 아직 인물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카드를 섞고 뽑아 봐. 

마음에 안 들어? 

그럼 다시 뽑아. 정해진 건 없어. 이 작업은 내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인물을 만나는 일이야.

소개팅을 한다고 생각해 봐. 

처음부터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잖아?

난 자만추를 추구해서 모르겠지만. (허세였어.)


다행히 적합한 인물을 찾았다고? 그럼 빼놓았던 카드까지 모두 섞고 세 장을 뽑아 봐. 

뽑은 순서대로 주인공의 '과거-현재-미래'가 되는 거야.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고, 현재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미래에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힌트를 찾아내는 과정이지. 

쉽지? 

평상시 소설이나 드라마 등을 많이 봤다면 캐릭터 설정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야?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좋은 상황이야. 

난 시골에서 태어났고, 시골에서 살고 있어서 몇십 년 동안 같은 인물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현대극보단 사극이 편해. 시골 사람들의 세시 풍속이 사극 쓸 때 도움 되거든.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달라. 

그래서 같은 소재를 보고도, 비슷한 인물을 보고도 모두 다른 글을 쓰는 거야. 

내가 처한 환경이 별로라고 하지 마.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을 찾아봐. 


자, 주인공은 해결됐지?

이번에는 적대자, 방해꾼, 서브 캐릭터, 연인 등 필요한 인물을 뽑아 봐.

주인공을 설정할 때와 같아. 

그렇게 인물을 정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봐야 해. 

처음 뽑은 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이런 과정을 거치다가 뜻하지 않은 인물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 편견은 버려. 알았지? 


캐릭터를 풍성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다른 작품에서 차용하는 것도 있어. 

표절 아니냐고? 

우리가 '햄릿형 인간'이라고 말할 때가 있지? 

그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표절일까? 

그 인물이 다른 시대, 다른 상황에서 살고 있다면 당연히 새로운 작품이야. 


예전에는 고전문학을 왜 읽어야 하는지 잘 몰랐어. 

그냥 유명하다니까 읽었지. 

그런데 고전문학에는 다양한 인물이 심층적으로 표현된 경우가 많아. 

개츠비, 조르바, 안나 카레니나, 나나. 

내가 말한 작품의 공통점이 뭐지? 

주인공이 제목인 작품이야. 


캐릭터는 작품이 될 수 있어. 

셜록이나 미스 마플처럼. 


내 작품의 주인공이 나타났다면 놓치지 마!


1. 소설의 인물 개발하기 


소설은 산문이다. 시와 달리 그 길이가 길다. 이야기의 크기도 단편부터 대하소설까지 다양하다. 단편소설은 원고지 80~100매 내외, 중단편, 경장편, 장편소설 등등 매수에 따라 종류가 나뉘기도 한다. 최근에는 웹소설의 등장으로 1편당 5000자 내외의 형식도 있다. 

소설의 특징은 화자에 있다. 국어 시간에 배운 1인칭 주인공 시점, 3인칭 전지적 시점 등을 기억하는가? 누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하는지에 따라 화자가 알고 있는 정보의 차이가 있고, 소설의 개성이 드러난다. 처음 연습하는 사람이라면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시작하길 권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서술할 수 있는 대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소설 쓰기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작법책을 권한다. 어느 것이든 좋다. 소설 연구자가 쓴 이론서보다는 실제로 소설을 집필해봤던 작법책이나 에세이를 권한다. 소설가의 삶과 작업 방식, 일상생활 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우선 소설의 주인공인 인물을 만들어 보자. 

타로 카드에는 수많은 인물이 있다. 누구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어떤 인물을 골라야 할지 모른다면 인물이 나온 카드들만 모아서, 카드를 뒤집어 놓은 상태에서 뽑으면 된다. 혹은 인물 카드만 펼쳐놓고 내가 생각했던 인물과 유사한 인물을 고르면 된다. 

그 카드를 놓고 인물을 만들어 간다. 이름은 무엇인가? 몇 살인가? 직업은 무엇인가? 어디에 사는가? 어떤 성격인가? 생각나는 대로 적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답은 없다. 이 인물에 대해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이 ‘정답’이다. 

인물을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평소 보았던 영화, 드라마, 소설, 연극에서 보았던 인물을 떠올리면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인물에 관한 사소한 입맛이나 습관 등도 기록해 놓는다. 일부 작가들은 인물의 연대기를 적는다. 몇 년도에 태어나서 몇 년도에 어느 고등학교를 다녔는지까지 기록한다. 이때는 해당 년도에 어떤 사회적 사건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그 사건이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상상하기도 한다. 이렇게 기록한 것을 캐릭터 프로필이라고 한다. 

주인공을 정했다면, 그 카드만 제외하고 다시 카드를 섞는다. 그리고 세 장을 고른다. 뽑아도 상관없다. 세 장을 펼쳐 놓자.     

이 세 장의 카드가 주인공의 과거, 현재, 미래가 된다.

이야기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 주인공을 막아서는 적대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연인도 있다. 

같은 방식으로 다양한 인물을 창조하고, 그들의 과거‧현재‧미래를 만들다보면 저절로 이야기가 덧붙여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설정해 놓았던 인물이 바뀔 수도 있다. 당황하지 말고 바꾸면 된다. 

내가 선택한 카드들은 이야기의 단서일 뿐이다. 이제 막 시작되었다. 어느 순간 카드들이 거추장스러워진다면 한 쪽에 치워버리고 머릿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이야기들을 단숨에 받아 적으면 된다. 타로 카드가 이야기를 쓰고 싶게 창의력에 불을 붙였다면 그것으로 됐다. 타로 카드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주 써봐야 한다. 


2. 소설의 줄거리 개발하기 


이제 소설 줄거리를 써보자. 이미 주인공, 조력자, 적대자 등을 설정했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번에도 세 장의 카드를 뽑는다. 이야기의 시작, 중간, 끝이 될 수 있다. 혹은 주인공이 처한 상황, 갈등요소, 결말로 풀이해도 좋다. 이게 소설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수 있다. 맞다. 이 세 장은 이야기의 단서가 될 뿐, 소설은 아니다. 주인공 타로 카드가 세 장의 타로 카드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스토리를 선택할지 모든 것은 작가의 손에 달렸다. 뽑은 타로 카드와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올라도 괜찮다. 이야기를 불현듯 찾아오기도 한다. 모든 가능성을 펼쳐오고 이야기를 전개해 보자. 

좀 더 많은 카드가 필요하다면 뽑으면 된다. 그리고 이탈로 칼비노처럼 타로카드를 양방향에서 읽어도 좋다.


3. 직접 만든 타로 카드 응용하기 


세상에는 다양한 타로 카드가 있다. 하지만 내가 쓰고 있는 작품에 딱 어울리는 타로 카드는 못 만났다면 직접 만들면 된다. 온라인에서 개인 타로 카드 제작을 의뢰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좋아하는 글귀, 특이한 사진 등으로 카드를 만들 수 있다. 

더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저렴한 트럼프 카드를 구매한다. 그리고 원하는 그림을 스티커로 출력해 붙이면 된다. 혹은 달력이나 신문, 잡지에서 얻는 이미지를 오려서 풀로 붙여도 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예를 들어 사극 TV드라마를 쓰고 싶다면 사극 드라마의 장면을 캡쳐하거나 휴대폰으로 찍는다. 그 사진으로 다양한 장면의 타로 카드를 만든다. 두 세 개의 드라마를 섞어서 만들면 상황이 풍부해 진다. 아니면 소설의 문구를 중심으로 타로 카드를 만들어도 된다. <셜록 홈즈>에서 추리 방식이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문구를 발췌한다. 그 문구로 타로 카드를 만든 후, 사건을 만들 때 활용하다. 

이렇게 내게 필요한 타로 카드를 만든 후, 사건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된다. 다만 대사를 똑같이 옮기는 것은 표절이다. 아이디어만 얻도록 하자. 

또한 저작권에 유의해야 한다. 학습을 위해 혼자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미지를 온라인에 게재하거나, 유료로 판매하면 불법이다. 오직 자신의 작품을 쓰는 데만 활용하자. 


4. 작법서 활용법


자, 이제 내가 준비한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이 책은 초보자를 위한 글쓰기 책이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소설, TV드라마, 영화 등의 장르에 관심이 생겼다면 작법서를 읽어보길 권한다. 전문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서점에 가면 작법서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은 책이 나왔다. 해당 장르를 더욱 심도 있게 알 수 있다. 장르의 형식, 쓰는 법도 친절히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작품 준비를 완벽하게 한다고 작법서만 읽다가 첫 줄은 시작도 못 한다면 읽을 필요가 없다. 

작법서는 집필 전에 해당 장르를 파악하고, 집필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 읽는다. 그리고 덮어 둔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쓰고 퇴고하기 전에 한 번 더 읽어본다. 이때 작업 전에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저절로 이해된다. 글은 쓰면서 는다. 실력도 늘고, 그 수준도 점차 높아진다. 쓰면서 배운다. 그런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작법서의 내용이 이해되고, 내 작품이 생겼으니 응용해 가면서 읽을 수 있다.

몇 권을 추천해 보자면. 

소설을 쓴다면 윌터 모슬리의 <올해 당신은 소설 쓴다>를 추천한다. 쓰기 위해 너무 많이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계속 상기 시켜 준다. ‘1년 52주에 완성하는 장편소설 창작 프로그램’이란 부제가 붙은 <주말 소설가>도 추천한다. 로버트 J. 레이와 브렛 노리스는 주말만이라도 부지런히 활용하면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 시나리오는 로버트 맥기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비키 킹 <21만에 시나리오 쓰기> 그리고 블레이크 스나이더 <SAVE THE CAT(세이브 더 캣)>을 추천한다. 

블레이크 스나이더는 로버트 맥기를 시나리오의 아버지, 비키 킹을 시나리오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로버트 맥기는 형식적인 측명에서 영화의 3막 구조를 도식화 시켰다. 비키 킹은 21일 동안 지치지 않고 작품을 쓸 수 있도록 작품을 기획하고, 써내려 가는 방법을 말해준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정말 21만에 작품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쓸 수는 있다. 단, 모든 것이 준비 되어야 한다. 기획, 캐릭터, 구성까지 준비된 상태에서 초고 집필을 21안에 끝내는 것이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작가를 가족으로 둔 사람이나, 연인으로 둔 사람이 읽어야 하는 장도 있다. 

작가는 집필 할 때 두렵다. 이 길이 맞자, 내가 잘 쓰고 있나, 무엇을 써야할까, 늘 고민이다. 불안하니까 예민해지는데 비키 킹은 엄마처럼 ‘잘 하고 있어’, ‘분량을 채우지 못 했어도 괜찮아’라고 따뜻하게 말해준다. 

그런데 남은 작법서의 제목이 더 캣이라니? 의아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국내에 번역되기 전에 미국 시나리오 작가들 사이에서 ‘save the cat’이라는 작법서 회자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궁금했다. 원서로 구매하려던 찰나에 번역서가 나왔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주인공의 매력도 상승을 위해 첫 장면에 고양이라도 구하라는 것이다. 이 작법서는 시나리오 기획에 특화되어 있다. 

<세이브 더 캣>으로 기획을 하고,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3막 구조를 맞춰본 후 <21일 만에 시나리오 쓰기>로 집필하면 좋다. 

TV드라마는 국내 드라마 작가나 감독이 쓴 작법서와 대본집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글로벌 시장이 넓어지면서 OTT 플랫폼이 많아졌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TV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의 중간이 OTT플랫폼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작품들은 영화 작법을 참고해도 무방하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드라마 작법이 궁금하다면 패멀라 더글러스의 <넷플릭스 시대의 글쓰기>를 추천한다. 저자는 쇄를 거듭하면서 변화하는 TV드라마 작법서의 개정판을 내는데 이 책은 넷플릭스 출현 이후의 TV드라마 작법을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다. 각국의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외국인 시각에서 한국 드라마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 번 읽어볼 만하다. 

그런데 단 한 권의 작법서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다. 그리스 비극 작법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소설이 발달하기 이전 시기이기 때문에 희곡 대본만 다루고 있지만 드라마 작법의 핵심을 다루고 있어서 추천한다. 시학을 현대에 응용한 마이클 티어노의 <스토리텔링의 비밀-아리스토텔레스와 영화>와 박노현의 <드라마, 시학을 만나다>도 권한다. 

최근 웹소설 드라마 작가의 작법서가 많이 출간되었다. 웹소설의 인기 척도를 작법서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웹소설은 분야도 넓고, 형식도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작가의 작법서를 읽고 ‘웹소설 전체’를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된다. (소설이나 시나리오, 드라마의 경우는 그 분야의 전체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작법서는 남녀의 성별이 중요하지 않지만, 웹소설 작법서는 중요하다. 남녀에 따라 활동하는 플랫폼과 장르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변하고 있기 때문에 웹소설 작법서는 기본 설명 이외에는 작가의 경험담이 주가 된다. 한 플랫폼에서는 통하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는 통하지 않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주의하며 읽어야 한다. 그리고 최근 작법서를 읽어보길 권한다.

하지만 웹소설은 TV드라마의 일일드라마 속성과 소설 작법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형태다. 인기만 있다면 모든 작법이 동원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언급한 기본 작법서 이외에 플롯, 서스펜스, 캐릭터, 묘사, 시점 등등 하위 개념을 설명한 책들도 많다. 


타로 카드로 아이디어를 얻고, 작법서를 통해 기초가 단단한 작가가 된다면 데뷔는 문제없을 것이다.  


그러니 늦은 밤, 혼자 글을 써야 하는 날, 타로카드를 곁에 두고 한 장씩 읽다보면 머릿속에 엉켜있던 이야기 뭉치가 스르르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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