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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여자 Mar 27. 2022

바보의 모험

본격적인 스토리텔링 연습 

매일 타로 일기 쓰고 있지? 

알아. 나도 안 쓰고 있어. 

며칠 쓰다 그만두게 돼. 

그래도 다시 써 봐. 

타로 카드를 놓고 왔다고? 

타로 카드 봐주는 어플도 많더라. 


소울 넘버 카드도 찾아봤고, 오늘의 카드도 뽑고 있고, 나만의 카드도 만들어봤다고? 

그럼 글도 쓰고 있는 거지? 

분명히 말했다. 

작가는 쓰는 사람이라고. 

아직도 자료 조사만 하고 글을 안 쓰는 당신에게 <올해 당신은 소설 쓴다>를 추천한다. 

내가 이 책을 진작 사 읽었어야 해. 

자료 조사만 하다가 멈춘 작품이 정말 많거든. 

하필 소설도 역사 소설, 드라마도 사극을 선택해서 자료를 안 볼 수가 없거든. 

솔직히 자료 조사를 안 할 수 없잖아?

(안다, 핑계다) 

그런데 이 작가는 자료 없이, 인터넷 켜지 말고 소설 초고를 쓰라고 해.

그러고 나서 필요한 부분만 자료 조사를 하라는 거지. 

그럼 초고에 뭘 쓸까? 

인물에 집중하는 거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마음이고. 

사실 그 소재에 대해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어느 정도 지식은 있다는 거야.

정말 사실적인 묘사가 필요하다면 소설가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감독이 어울려. 

무슨 이야기인지 알지?

이 책을 읽어보면 구체적인 방법이 나오니까,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읽어 봐.


왜 이렇게 소설 이야기를 했냐면, 이제 허구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해. 

픽션과 논픽션에 대해 아는 사람?

픽션은 허구의 이야기야. 소설, 드라마, 영화가 대표적이지. 

논픽션은 일기, 인물 전기(위인전도 가끔 픽션이 첨가되더구먼, 쳇), 기사 등이야. 

픽션과 논픽션의 차이는 '상상력'이라고 할게.

픽션은 '허구'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작가를 사기꾼으로 모는 경향이 있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거지만. 


픽션 글쓰기를 할 때 '서사'를 염두하면서 써야 해. 

너무 전문적이지? 그냥 그런 게 있구나, 쓰윽- 읽고 지나가. 


제랄드 프랭스는 「서사학」에서 서사의 정의를 ‘서사물이란 그 어느 쪽도 다른 한쪽의 필수 전제이거나 당연한 귀결이 아닌 최소한 2개의 현실 또는 허구의 사건 및 상황들을 하나의 시간 연속을 통해 표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중요한 건 ‘최소한 2개’의 현실 도는 허구의 사건 및 상황들’이라는 전제 요건이야. 이는 온전히 작가의 몫이며, ‘창작의 고통’으로 여겨지며 신성시되는 작업이거든.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예측 가능하고, 일상 반복적인 건 서사가 아니야. 

우리가 소설, 영화, 드라마에 열광하는 건 일상이 깨졌기 때문이거든. 

문제는 작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허구의 사건 및 상황’이 작가의 현실 경험, 독서 경험, 자료 조사 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어. 


너무 뻔하지 않아?


앞뒤 사건이 늘 봐왔던 패턴이라면 '뻔하다'는 평가를 받아. 

작가들은 그것을 어떻게든 비틀고 새롭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거야. 

이럴 때 타로카드를 활용하면 다양한 상황과 사건을 창조해 낼 수 있어. 

78장의 타로카드를 섞은 후 두 장 혹은 그 이상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뽑으면 돼.

인물, 장소, 상징 중 어느 부분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어. 

이때, 메이저 아르카나나 마이너 아르카나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고, 두 세 벌의 타로 카드를 섞어서 사용해도 좋아. 정해진 건 없어. 


자, 여기까지 가기 전에 우선 연습을 해보자. 

타로 카드의 0번은 누구지? 

맞아, 바보야. 

바보가 우리 글의 주인공이야. 

그 주인공이 여정을 떠나는 거야. 누굴 만나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니까 모험담이 되겠지?

0번 바보가 여행을 떠나서 가장 먼저 1번 마법사를 만나. 

 

무엇을 물어볼까?
마법사는 무슨 말을 해줄까? 


바보는 마법사와 헤어진 후 여사제를 만나. 


여사제 신전은 어디에 있을까?
가는 길은 험하지 않을까?
몬스터가 있을까?


이렇게 바보는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해. 

이 모험을 마치면서 바보는 무엇을 배웠을까? 또는 무엇을 얻었을까?


이 여정은 메이저 아르카나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야. 

한 편의 판타지 소설 같지? 

별과 달은 정령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시간으로 표현할 수도 있어. 

혹은 신화를 만들어 내도 괜찮아. 

타로 카드 글쓰기에서 안 되는 건 없어. 

네가 작가고, 너의 세계야. 


이 훈련이 익숙해지면 카드를 뽑으면서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거야. 

뒤죽박죽 될 것 같지? 

인간의 뇌는 정말 신기해서 두 장의 카드를 어떻게든 연결해서 사연을 만들려고 해. 


이번에는 장르를 정하고 시작하는 거야. 

바보가 잃어버린 아이나 가족을 찾는 휴먼 드라마일 수도 있고, 연인을 찾는 멜로가 될 수도 있어. 


바보 대신 소울 넘버 카드를 선택하거나, 마음에 대는 다른 인물을 선택해도 좋아. 

버디물이라면 두 명이 함께 떠나는 거야. 

한 명은 사람이고, 한 명은 고스트일 수도 있어. 


어때? 

제법 소설 같아? 

왜 타로 카드가 글 쓰기 기계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면 되는데 자료 조사한다고 글은 안 쓰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어. 

나한테 타로 카드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만 있었다면...

그래도 안 썼겠지? 


글 쓰는 건 즐겁고 재밌어. 

동료 작가들끼리 이런 말을 해. 


우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글을 쓰지? 

네 이야기라고? 

맞아. 우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글을 쓰고 있어. 

재밌거든. 



<카드 스토리 예시> 이야기 기초 훈련 - 바보의 여행 스토리텔링 


우리가 보통 ‘이야기’라고 말하는 것들은 허구의 창작물이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바보의 여행>이야기는 타로 카드를 활용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마치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바보의 여행>에 맞춰 메이저 타로 카드를 한 번 더 소개하겠다. 


바보       주인공이다.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다. 무엇을 발견하거나, 얻기 위해 떠난다. 

마술사    주인공은 여행에 필요한 힘 혹은 기술을 가르쳐줄 멘토나 스승을 만난다. 

여사제    주인공의 시련을 맞이했을 때, 내면의 두려움과 맞설 수 있도록 해준다. 

황후       주인공은 자신을 보호해 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인물을 만난다. 

황제       자신감이 생긴 주인공은 사회로 나간다. 

             사회생활과 리더십을 가르쳐 줄 강력하고 권위 있는 인물을 만난다.  

교황       이제는 영적인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을 만난다. 혹은 수련할 수 있는 기관을 찾아 간다. 

연인       그리고 사랑에도 빠진다. 

전차       바보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계속 여행을 하기 위해 떠나야 한다. 

힘          이제는 내면의 힘도 세졌다. 약점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은둔자    짧았던 여정을 되돌아본다. 반성도 한다. 한 발 물러선다. 

운명의 수레바퀴       전환점을 맞는다. 갑작스런 운명에 휘말린다. 

정의      주인공은 과거의 실수를 심판 받거나, 수정해야 한다. 

매달린 사람             과오가 있는, 부족했던 옛모습을 버리고 완전히 생각을 바꿔야 한다. 

죽음      매달리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절제      이제 다시 삶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 균형을 잡자. 이런 과정에서 얻음 배움이 밑바탕이 될 것이다. 

악마      하지만 어디나 유혹은 도사리고 있다. 악마의 유혹을 끊어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탑         완전히 내 신념이 무너진다. 재평가 받아야 한다. 위기다. 

별         죽으란 법은 없다. 어두움 밤에서 한줄기 별빛이 내린다.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한다. 

달         이제는 내면도 단단해졌다. 

            여행을 통해 얻은 직관과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태양      드디어 기쁨의 순간이다. 온갖 고생을 하고 나서 다시 아이처럼 해맑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심판      이제 최종 심판만 남았다. 

세계      결국 해냈다. 내 세계를 만났다.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이뤄온 세계다. 바보는 결국 자신의 세계를 완성 시켰다.


간략한 타로 카드 설명이지만 어렴풋이 이야기가 보인다. 

자, 이제 직접 짧은 소설로 써보자. ‘소설’이라는 단언가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야기’라고 하자. 먼저 0번부터 순서대로 시작하면 된다. 쓰다보면 ‘이 카드로는 할 이야기가 없는데?’라는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카드는 과감히 빼도 좋다. 짧은 이야기지만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흡해도 완성을 하라.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고쳐 쓰면 된다. 완성이 목표다. 글을 끝맺지 못하는 습관은 처음부터 경계해야 한다.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반드시 배우는 것이 있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반드시 주인공을 정하고,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지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보’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싶어 떠난다, 부모님을 죽인 원수를 찾아 나선다, 납치된 약혼자를 찾아 떠난다, 마법의 비법을 알고 있는 스승을 찾아 떠난다, 등의 목적이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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